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대한 개괄적인 일정이 공개되면서 신도시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서울에 집중된 주택의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2018년부터 추진 중인 주택공급사업으로,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패닉 바잉을 막기 위해 사전청약제를 적용한다.
정부는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하남 교산(3만2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부천 대장(2만 가구) 등 3기 신도시 5곳을 포함해 수도권 주택 30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형님' 남양주 왕숙…여의도 4배 크기
왕숙지구는 왕숙1지구(5만3000가구)와 왕숙2지구(1만3000가구)로 나뉜다. 왕숙1지구는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해 수도권 동북부 경제중심도시로 건설하고, 왕숙2지구는 창작·전시·공연·창업교육 기능이 융합된 문화예술중심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왕숙 신도시를 성공으로 이끌 열쇠는 GTX B노선(송도~서울역~마석)이다. 이 철도망이 완성되면 서울역까지 1시간30분 이상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내로 단축된다. 이 외 수도권 내 주요 거점역을 3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그동안 남양주 왕숙지구로 이어지는 철도는 경의중앙선과 경춘선밖에 없어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졌다.
GTX B노선은 원안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22년 착공을 거쳐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최대 30% 낮은 가격에 제공할 계획이다. 인근 별내·다산신도시 전용면적 84㎡ 시세가 7억~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왕숙지구의 분양가는 5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인접성 뛰어난 하남 교산
649만㎡ 규모로 3만 2000가구가 들어서는 하남 교산은 지리적 장점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신도시 중 강남권과 가장 가깝고 분양 가구수도 비교적 많다.
최근 직방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청약 의사가 가장 높았던 곳은 하남 교산(25.4%)이었다. 국토교통부가 분석한 청약일정 알림 신청자의 데이터에서도 하남 교산(20%)이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교통 문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당초 계획했던 3호선 연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9호선을 연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 외에 송파~하남간 도시철도가 2028년 개통되며 △GTX C노선 위례~과천선 연결 △동남로 연결도로 BRT(중앙버스전용차로) 등이 예고돼 있다.
하남의 예정 분양가는 6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1단계 구간이 8월 개통했고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도 늘면서 실제 분양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하남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 1월 3.3㎡당 2082만원에서 8월 2436만원으로 8개월 만에 17% 증가했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신도시, 고양 창릉
고양 창릉지구에는 원흥동·도내동 일원 812만7000㎡에 3만8000가구가 들어선다. 서울 은평구에서 직선으로 1㎞거리에 위치해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서울과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꼽힌다.
정부는 고양선과 BRT가 연결되는 지구 중앙에 중심복합지구를 배치해 창릉지구의 랜드마크로 조성할 예정이다.
창릉 신도시의 핵심 교통대책인 고양선은 지하철 6호선 세절역에서 신설될 고양시청역까지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향동지구역, 화정지구역, 대곡역, 고양시청역 등 7개역이 신설될 전망이다.
다만, 교통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고양시간 의견 차이가 있어 교통 상황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고양시는 LH 측에 고양선 운행구간을 식사역까지 한 정거장을 더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고양선 신설 사전조사 및 도입방안 연구' 용역이 진행됐는데 고양선 일산 연장은 경제성이 낮아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재준 고양시장은 3기 신도시 협의 불가라는 초강수를 꺼내 이에 맞서고 있다.
인천 계양, 제2의 판교 테크노밸리 될까
인천 계양지구는 계양구 귤현·동양·박촌·병방동 일원 335만㎡ 규모로 1만7000가구가 조성된다. 3기 신도시 5곳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데다 대부분이 농지로 이뤄져 토지보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계양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이 완공되면 직주근접의 자족도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단지에는 ICT 등 첨단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내년 상반기 지구계획수립이 승인되면 곧바로 착공해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계양지구에서는 김포공항역(5·9호선)과 부천종합운동장역(GTX-B·7호선·대곡소사선)을 잇는 S-BRT(고급형 간선급행버스체계)가 배치된다. 주거단지 등에서 걸어서 8분(600m) 이내에 S-BRT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구 서쪽 계양산에서 동측 굴포천 동서방향을 사선으로 연결하는 녹지축이 만들어지고, 모든 생활권에서 200m 이내에 공원과 녹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단지가 배치된다.
논밭이 신도시로…부천 대장, '상전벽해' 기대감
대장동·오정동 일원 343만㎡에 2만 가구가 공급되는 부천 대장지구는 마곡·계양과 연계한 '서부권 기업벨트 조성'을 목표로 한다.
S-BRT를 중심으로 한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해 교통이 편리한 친환경 자족도시로 조성한다. 핵심기업 유치를 위해 자족용지에 약 57만㎡ 규모의 도시 첨단산업단지를 지정할 계획이다.
부천 대장·인천 계양 신도시가 완성되면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서울 마곡과 함께 서부권 산업벨트가 조성된다.
관건은 단연 교통이다. 부천 대장에에서 김포공항역과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S-BRT가 개설되면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는 25분 걸릴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철망은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시와 부천시가 서울과 부천을 잇는 원종-홍대선을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아직 예비타당성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원종에서 대장지구를 잇는 도시철도의 경우 아직 구상단계다.
GTX D노선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경기도 김포에서 부천, 서울 남부를 거쳐 하남을 잇는 GTX D노선에 대한 사업타당성이 있다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용역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대장지구에서 서울 남부 주요 거점까지 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