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문화생활]①장애인·비장애인, 함께 지워나가는 경계선

2020-10-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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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깨닫게 해주는 학전 뮤지컬 ‘슈퍼맨처럼-!’

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 프로젝트 ‘같이 잇는 가치’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슈퍼맨처럼-!’ 중 한 장면. [사진=학전 제공]


누구나 문화를 즐기고 싶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는 함께 하면 더 즐겁고,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지기 때문이다.

무대는 편견을 지울 수 있다.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슈퍼맨처럼-!’은 척수마비 장애를 가진 정호와, 정호의 동생 유나가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태민을 만나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정호와 유나, 태민이는 함께 공놀이를 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작품에서는 휠체어를 탄 채 능숙하게 공놀이를 하는 정호의 모습과, 팔 힘이 필요한 장애보조기구를 착용하고서 허둥거리는 태민이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힘이 부족하고 몸이 약하다는 것이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다.

‘슈퍼맨처럼-!’은 독일 그립스 극단의 ‘Stronger than Superman’이 원작으로, 학전 김민기 대표가 번안·수정·연출을 맡았다. 2013년 장애인먼저 실천상 시상에 우수실천상을 수상하며 아이들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애인식 개선 공연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장애인과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작품인 만큼, 청각언어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배리어 프리 공연을 진행한다. 10월 11일과 10월 25일, 11월 8일 오후 4시 공연에는 전문수화통역사가 노랫말과 대사를 해설해 전달한다.

‘슈퍼맨처럼-!’은 ‘나’와 다른 사람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연 내내 들을 수 있는 라이브 연주는 아이들의 감성을 깨운다. 학전 공연만의 서정적인 감성을 듬뿍 담아 낸 음악은 뮤지션 정재일이 맡았다. 통기타·건반·알토·리코더·멜로디언 등 1인 연주자의 다양한 악기 연주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공연은 11월 8일까지.

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 프로젝트 ‘같이 잇는 가치’ 포스터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장애와 비장애의 공존을 위해 함께 생각하고 작업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서울문화재단은 문화예술 프로젝트 ‘같이 잇는 가치’를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4일까지 20일간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동시대 예술계 안팎에서 주목받았던 ‘같이 잇는 가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문화예술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장이다.

프로젝트는 크게 2개의 오픈 포럼과 3개의 기획전시로 구성된다. 먼저 장애와 비장애가 경계를 넘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삶과 문화예술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일상의 조건’(16일)과 ‘창작으로의 연대’(17일)라는 주제로 2개의 포럼이 대화의 장을 연다.

다음으로 장애예술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지원 프로그램 ‘굿모닝스튜디오’, ‘장애·비장애 예술인 공동창작워크숍’, 장애아동 창작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A’(이상 10월 16일~11월 4일) 등 3개의 기획전시가 이어진다.

‘창작으로의 연대’를 주제로 한 2차 포럼은 장애·비장애 예술인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창작을 지속해나갈 것인지에 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1부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안소연 미술비평가가 사회를 맡아 일상의 관계 맺음을 통해 창작으로 연대해가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2부에서는 김원영 변호사와 프로젝트 이인이 협업한 ‘무용수-되기’와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도착되려 하는 언어들’의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포럼 마지막에는 ‘(감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예술창작 방법론 탐구와 시도’를 주제로 한 오픈 토크가 진행된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회째 진행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예술을 매개로 장애와 비장애가 공존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경계를 넘어 다양한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장애인 예술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9월 1일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 2021년 예산안에는 장애인 예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함께누리 지원’ 예산을 2020년 116억원에서 2021년 205억원으로 증액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애예술 공연장을 조성하고, 장애예술단 창단 지원 등 민간기업의 장애예술인 고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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