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뇌 먹는 아메바'가 미국 수돗물에서 발견됐다. 이미 이 아메바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던 만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6일(현지시간) CBS 방송은 미국 텍사스주의 한 도시 수돗물에서 뇌 먹는 아메바인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가 검출돼 재난 사태를 선언하고 주 정부 차원의 긴급 대응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주민 2만7000명에게 수돗물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뇌 먹는 아메바인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치사율은 90% 이상으로, 1962년부터 2018년까지 감염된 사람 145명 중 생존한 사람은 4명뿐이다.
주로 오염된 물에 기생하는 뇌 먹는 아메바는 수영하는 사람의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해 뇌 세포를 파먹는다. 초기에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 증상을 보이다가 점차 목이 뻣뻣해지고 발작, 환각 등 증상이 심해져 결국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감염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치사율이 높아 치명적이다. 감염 후 사망까지는 1~9일로 알려졌다.
그동안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소식은 꾸준히 들려왔다. 최근 감염이 발생한 곳은 플로리다주 힐스버러카운티다. 보건당국은 감염 환자의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호수나 워터파크에서 수영하던 10살 소녀와 남성이 사망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래프팅과 카약을 즐길 수 있는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를 찾았던 10대 소녀가 감염돼 일주일 만에 숨졌고, 2015년에는 호수에서 수영 훈련을 했던 14살 마이클 라일리 주니어가 극심한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진 후 끝내 사망했다.
물론 감염되고도 살아난 사람도 있다.
2016년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됐던 16살 시배스천 디리온은 의료진의 치료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의료진은 디리온의 체온을 낮춰 아메바를 물혹이 되게 만든 뒤 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했고, 결국 성공했다. 디리온은 50년간 해당 아메바에 감염된 환자 중 4번째로 살아남은 환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