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계·언론계 인사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양국이 경제·방역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2차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에서다. 21세기 한중교류협회, 중국 외문국이 주최하고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후원한 이 포럼은 2009년부터 매년 한국과 중국에서 번갈아 개최했다. 올해는 중국 현지와 화상 연결, 온라인 생중계 등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됐다.
쉬린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장관급)은 이날 기조 강연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일수록 한·중 양국 언론은 더욱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세로 일방주의, 보호주의에 반기를 들고 코로나19 사태의 정치화를 경계하며 공정한 여론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전대미문의 변화를 겪는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경제 위기 극복의 동반자로서 굳건한 신뢰를 기반으로 긴밀히 협력할 때"라면서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양국은 새로운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국제 정치·경제 패러다임의 전략적 전환,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세 개의 ‘D’로 그 특징을 요약했다. 미·중간 디커플링(탈동조화), 디글로벌라이제이션(탈세계화), 디지털화의 급부상이 그것이다.
전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제는 세계화의 '종말이 아닌 진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맞다"며 "세계화 단점을 보완하되 장점은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장점을 살려 한국과 중국 간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쉐후이 경제일보 국제부 주임도 "한·중 양국은 경제, 정치, 인문 등 각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에서 공동 이익을 수호하면서 디지털 경제, 제조업, 제3자 시장, 양로 서비스,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성장점을 함께 발굴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 경제 협력에서 언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언론은 방관자가 아니라, 양국 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 "양국 경제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객관적으로 보도하고, 양국 간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양무 베이징대학교 글로벌보건학과 부학과장은 "중·한 정부는 양국 간 보건부처의 정책 소통 메커니즘을 구축해 정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률 차의과대학 교수도 "양국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정부는 물론, 학계·기업 등 전 분야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보나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공유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