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회동 두 달 만에 ‘배터리 동맹’ 베일 벗었다

2020-09-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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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태계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배터리 동맹’이 가시화되면서다.

현대·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은 리스·렌털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와 배터리 관리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다수의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양사는 △재활용에서 생산으로 이어지는 자원의 선순환 체계 구축 및 소재 공급의 안정성 강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전기차와 배터리 재사용을 연계한 최적 설계 및 이를 통한 부가가치 최대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한다.

과거 배터리 공급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모빌리티-배터리 기업 간 협력과는 달리, 양사는 BaaS(Battery as a Service)라 일컬어지는 배터리 생애 주기를 고려한 선순환적 활용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한 발 더 나아간 모빌리티 환경을 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작은 ‘니로 EV’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을 수거해 검증하는 실증 협력부터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더 이상 사용되기 어려운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정치(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과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와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앞으로는 현대차그룹 관계사 및 SK그룹 관계사가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인프라와 역량을 결합시켜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는 물론 관련 산업 확대에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 7월 초 정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공장을 직접 방문, 최 회장을 만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당시 두 총수가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뒤 최근까지 실무자 간 논의를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콜라보'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K 모빌리티 동맹’이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국내 배터리 3사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총수 연쇄 회동을 갖고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의 회동 이후에는 현대·기아차와 LG화학이 손잡고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전기차&배터리 챌린지’를 성사시켰다. 혁신기술을 보유한 200여개의 국내외 스타트업이 응모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컸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답방,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 설명을 듣고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은 모빌리티와 배터리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라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경쟁력 강화는 물론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양측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배터리 전후방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궁극적으로 그린뉴딜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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