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집단휴진 잠정 유보"… 의대생협회 "국가고시 거부 유지"로 불씨 여전

2020-09-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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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장 6일 "단체행동 유보"

대전협, 정부·여당-의협 합의 두고 "날치기"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을 잠정 중단하고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갈등의 원인을 해소하지 못한 임시 봉합에 불과해 정부·의료계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가 6일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단체행동을 유보한다"며 "의협이 정부 및 국회와 날치기 합의안에 서명한 상황에서 희미해져 가는 명분을 붙잡아가며 단체행동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내부에서 두 목소리를 내면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니면 파업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단계적 파업은 끝이 아니라 가다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의ㆍ정 합의안 관련 대전협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대전협 비대위는 전임의, 의대생 등과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단체행동 중단과 의사 국가고시 응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때 박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여당의 합의에 따라 단체행동을 유보하되 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감시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상정됐으나 참석 대의원 197명 중 126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자는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전공의들이 복귀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 반발에 부딪혔고, 회의 결과에 대한 막판 조율로 대전협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오후 들어 박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단체행동 유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의사 국가고시 접수 시한이 앞서 예고한 대로 이날 자정까지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의대생들에게 집단행동을 중단할 것을 압박하며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오는 8일로 한 차례 연기한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을 중단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의과대학생의 시험 역시 오늘 밤 12시까지 접수할 수 있도록 연장 조치를 해뒀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추진 등 의료 정책에 반발해 의대생 중 90%가 의사 국가고시 응시 거부 의사를 밝히자 시험 일자를 지난 1일에서 8일로 늦추고 시험 재접수 기간을 이날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회현동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최대집 의사협회장과의 합의 서명식을 위해 식장으로 향하자 전공의들이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아울러 이달 중에 시험이 예정된 일부 응시자의 일정 또한 조정하기로 했다.

손 대변인은 "시험 준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대한의사협회와 교수, 의료계 원로 등의 건의와 행정 절차에 드는 시간 등을 고려해 9월 1일부터 18일 사이에 응시 예정인 재신청 자는 11월 이후에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 위원장이 전공의 집단 휴진을 잠정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료계 안팎에선 전공의들이 7일 오전 진료 현장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이 복귀하면 지난달 21일 시작된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은 17일 만에 종료된다.

다만 대전협은 정부·여당과 의협 간 합의에 대해 '날치기' 합의라고 평가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법정 단체인 의협이 정부 및 국회와 함께 날치기 서명함으로써 명분이 희미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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