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과 경제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과 밀착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하루 전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화상 포럼에서 "대만과 상호 경제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점증하는 중국의 압력에 대응해 대만과 유대를 강화하고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무척 중요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국이 가하는 위협으로 인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일련의 중요한 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대만에 압력을 가하고, 위협하고, 소외시키는 것에 맞서 대만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의 정부 역시 하나라는 원칙을 말한다. 미국 정부는 1979년 중국과 수교한 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으며 대만 정부와의 고위급 교류도 소극적으로 임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정부는 대중 강경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중국에 보란 듯이 대만과 부쩍 거리를 좁히고 있다. 대만에 무기 판매를 확대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미국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더글러스 팔 미국재대만협회(AIT) 전 처장은 "미국 행정부가 대중 정책이 강경하게 보이길 바라는 것 같다"며 "중국이 정한 '레드라인'에 가깝게 다가가지만 이를 넘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