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인사 이후 31일 현재까지 사직서를 낸 검사는 16명이다. 최종 집계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이루어진 검찰 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직자가 나왔던 것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때로 총 104명이 사직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던 2013년에도 86명이 사표를 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84명, 81명의 검사가 검찰을 떠났다.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사직자가 나온 것이 2019년으로 8월까지 96명이 사표를 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중간 간부(고검검사)급 인사에서 가장 많은 사직자가 나왔던 것도 지난 2019년 8월 인사로 인사대상 620명 가운데 44명이 사표를 냈다. 그 다음은 지난 2017년 하반기 인사로 인사대상 538명 중 27명이, 2018년 8월 인사에서는 556명 중 16명이 사표를 냈다.
반면 올해 단행된 고검검사급 인사에서는 가장 사직자가 적었다. 올 상반기 인사는 11명이 사표를 내는 데 그쳤고 지난 8월 인사에서는 16명선이다. 지난 2017년부터 최근 2020년 8월까지 다섯차례 고검검사급 인사를 보면 추 장관 부임이후 단행된 두 차례 인사에서의 사직자 수가 과거에 비해 오히려 적었던 셈이다.
이는 주로 '특수통'과 '공안통'이 독식해온 검사장급 직위에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많은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승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면서 사직을 재고하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민생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를 늘리는 대신 권력, 기업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 부서를 축소해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매년 인사철을 지나면 20~40여명의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는 것은 관례처럼 돼 있다.
매 사법연수원 기수마다 10여명 정도가 검사장에 오르는데 승진자 숫자가 모두 채워지면 나머지는 승진을 포기하고 검찰에 남거나 변호사 개업을 위해 사표를 내왔다. 차장검사 진급에서 밀린 부장검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숫자가 매년 20~40명 선이었던 것.
이번 중간간부 인사 이후에도 정진기 서울고검 감찰부장과 장성훈 안산지청 부장검사를 포함해 10여명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줄사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향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겠다는 법무부의 기조에 따라 다시 한번 기회를 보겠다는 분위기가 생겨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도 "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을 위해 형사·공판부에서 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우수검사들을 우선적으로 발탁하여 인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제고하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