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범한 광주관광재단의 남성숙 대표이사는 의욕에 차 있었다. 무등산 지질공원과 5.18민주화운동 같은 광주의 자랑거리를 활용해 관광이 광주발전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랫동안 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해 광주와 전남 문화예술, 호남학 전문가다. 신문사 사장을 지내 경영과 논리, 실천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관광, 어떻게 활성화 할지 들어본다.
- 광주관광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됐다. 소감은.
- ‘모두에게 열린 관광, 1000만 국제 관광도시 도약’ 이라는 슬로건 의미는.
“매우 포괄적이다. 코로나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지고 관광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관습적으로 관광객이라면 외국인과 다른 지역민을 생각하는데 우리 시민들을 위한 관광도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특히 관광약자를 배려하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집계한 것을 보면 지난해 광주 방문객이 630만 명에 불과하다. 광주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역사성에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관광도시를 만든다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세계인이 주목하는 국제관광도시 광주로 도약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집중하고 싶은 분야는.
“문화자원, 역사자원이다. 광주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권이 있다. 5.18 민주화운동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이다. 또한 유네스코가 지정한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지정된 만큼 이러한 문화자원, 역사자원을 잘 엮어서 홍보할 계획이다. 특히 2015년에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열었고 지난해는 세계수영권대회도 잘 치렀다. 국제행사를 잇따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국제 감각이 있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매력을 잘 포장해서 ‘그동안 안 가봤지만 광주는 가보고 싶은 도시다’ 라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겠다. 다른 지역 모방하기, 따라 하기식 관광상품 개발은 더이상 무의미하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늦게 출발한 만큼 광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광주만의 색깔’을 찾을 것이다. 광주만의 매력이 깃든 곳을 발굴하고 거기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
- 코로나 때문에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대응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가 관광산업이다. 관광산업하기에 가장 안 좋은 시기다. 요즘 비대면 관광, 특히 가족관광이 많다. 관광인프라가 조금 부족한 광주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광주의 AI 산업, 인공지능과 연계해서 ‘스마트 관광지’를 조성하고, 언택트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서 광주광역시가 그 분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위기가 기회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정부가 스마트 관광도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데 광주시가 공모사업을 꼭 따서 일자리도 만들고, 여행사들과 어려운 관광업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
- 핵심 사업을 꼽는다면.
“광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광주다움이 묻어있는 핵심사업 중의 하나가 5·18민주화운동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이 너무 아픈 역사라, 이걸 관광자원화하자는 말을 선뜻 하지 못했다. 2017년에 개봉된 영화 ‘택시 운전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겼다. 이런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국민들은 5.18을 좀 더 알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와 같이 5·18 유적지도 아프지만, 기념하고 싶은 장소다. 역사의 현장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으로 승화시켜서 5월을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확산해 보려고 한다. ‘다크 투어(Dark Tour)’가 아닌 체험관광과 연계해 그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를 들면 5.18을 예술적으로 접근하고 양림역사문화마을 입구에 있는 ‘뒹굴동굴’의 의미, 일제 강점기를 겪었던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에 관한 이야기 등 항일정신과 연계할 예정이다. ‘광주 7미(味)’ 중 하나인 ‘주먹밥 만들기’ 체험도 의향 프로그램에 넣을 생각이다. 이건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5.18 의미와 미식(味食)도시 광주라는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라 생각한다.”
- 광주는 글로벌 인권평화도시로 알려졌는데...
“그렇다. 광주는 세계적인 인권평화의 도시다. 도시의 대표성을 살려 무장애 관광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령자든 임산부든 몸이 불편한 사람이든 관광 약자들도 광주에서만큼은 편하게 여행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일상의 장애가 여행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누구나 맘 편히 함께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
- 관광지에 가면 포토존이 꼭 있던데.
“요즘 관광은 많이 알려진 곳 말고도 예쁜 카페, 사진 찍을만한 좋은 곳이 인기다. 최근에 ‘서울촌놈’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우리 지역의 유명 연예인인 홍진영씨, 유노윤호씨가 가는 곳들을 소개했다. 방송트렌드도 그렇고, 뉴스토리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방송과 연계하고 지역민들도 많이 가는 곳에 대한 ‘뉴 스토리’를 많이 개발할 계획이다. 관광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 관광이고, 관광을 일상화하자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광주다움에 얘깃거리를 개발해서 광주시민들도 ‘손님이 오면 어딜 가면 좋을까?’ 고민하지 않고 본인이 일상적으로 다녔던 곳을 추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광주 관광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다.”
- 광주관광재단의 비전은.
“과거에는 관광이 외국에 가서 사진 찍고, 먹고, 구경하는 것이었다. 요즘엔 흐름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여행하면서 뭔가를 배우고, 즐거움을 얻고, 또 체험하고 싶어 한다. 광주는 최적의 도시다. 광주의 밤이 즐거워서 꼭 광주에서 잠자고 싶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겠다. 우선 ‘머물고 싶은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여기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광산업이 우리 지역을 잘 살게 만들고 ‘고민하는 관광’이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관광산업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