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중 살아나온 아기 살해' 산부인과 의사, 2심도 징역 3년6개월

2020-08-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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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낙태 수술 도중 태아가 살아서 나오자 살해한 산부인과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27일 살인 및 업무상촉탁낙태,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1심과 달리 업무상촉탁낙태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자격정지 3년은 명하지 않았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인 A씨는 지난해 3월 임신 34주의 태아를 제왕절개 방식으로 낙태하려 했으나, 아이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자 물이 담긴 양동이에 넣어 익사시킨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A씨는 아이의 사체를 냉장고에 넣고, 의료폐기물과 함께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사가 시작되자 태아의 심장이 선천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진료 기록지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업무상 낙태를 유죄로 본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본다"며 업무상촉탁낙태 혐의만 무죄로 판단을 바꿨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앞서 1심은 헌재에서 정한 입법 시한인 올해 12월 31일이 도래하지 않아 A씨에 대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고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도 헌재 결정의 효력이 적용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34주에 제왕절개를 해 살아서 나오는 것을 예견했음에도 낙태를 감행한 점, 실제로 아기가 산 채로 나와 울음을 터뜨렸음에도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양동이에 넣어 사망케 한 점은 비난 정도가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것으로, 산모와 모친에게 의뢰받았다고 해도 태어난 신생아를 살해할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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