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카드가 10여 년 만에 다시 출시됐지만 일각에서는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너스 카드는 건별 대출을 받아야 하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과 달리, 약정을 통해 필요할 때 원하는 금액만큼 이용할 수 있다. 카드사마다 다르지만 최고 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이다.
기존의 현금서비스‧카드론에 비해 대출 과정이 더 편리해진 것이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대출을 남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주식투자자들이 늘면서, 단기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은행에서도 신용 대출보다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율이 더 높은 편이다. 7월 기준으로 신용 1~2 등급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2.44~4.34% 수준으로, 일반 신용대출 2.07~4.11%에 비해 높다.
마이너스 카드는 2000년대 초반 등장해 반짝 인기를 끌다가 2003년 카드 사태가 터지면서 사라졌다. 카드 대란은 당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가, 이를 갚지 못해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발생시킨 사건이다.
다만, 그 이후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도입돼 현재 카드사는 가계대출 증가폭을 지난해 대비 7% 이내에서만 할 수 있다. 레버리지 규제도 있어 대출을 많이 늘리기는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너스 카드 차주는 카드론에 비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대출 금액이 계속 쌓여나가면서 부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