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에 맞서 대외개방·기술혁신 메시지 내놓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이 내달 7일 즈음 선전을 방문해 경제특구 건립 4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해 연설할 것이라며 현재 경호와 방역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25일 보도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는 원래 선전특구 건립 10년 주기마다 선전을 방문하는 게 관례다.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도 앞서 2000년, 2010년 각각 경제특구 창설 20주년, 30주년을 기념해 선전을 찾았다.
그런 만큼 시 주석은 내달 선전을 찾은 자리에서 중국 대외개방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선전시의 향후 발전 방향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광둥성·홍콩·마카오 경제를 통합하는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 발전계획에서 선전의 기술 혁신 중심지로서 역할을 적극 부각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 갈등, 코로나19로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내수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는 중국 지도부는 웨강아오 대만구를 중국 기술·금융 허브로 키워 중국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 취임 후 세 번째 '남순강화'
시진핑 주석의 내달 선전을 방문한다면 취임후 벌써 세 번째다. 시진핑 주석이 앞서 공산당 총서기 취임 직후인 2012년 12월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선전이었다. 이어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한 2018년 10월에도 선전을 방문해 "개혁개방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둔화 가속화라는 양대 도전에 직면해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다.
당시 중국 현지 언론들은 중국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떠올리며 신(新) 남순강화라 일컬었다. 덩샤오핑은 1989년 톈안먼 사태와 구소련 몰락 이후 중국내 득세한 보수파의 개혁·개방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자, 1992년 1월 한달여간 노구를 이끌고 광둥성 선전, 주하이, 상하이 등 남쪽지역 도시를 돌면서 개혁·개방을 외쳤다. 이를 ‘남순강화’라고 부른다. 남방을 순찰하면서 담화를 한다는 의미다.
사실 오는 26일로 건립 40주년을 맞는 선전특구도 덩샤오핑의 '작품'이다. 선전은 40년 전까지만 해도 인구 3만명의 시골 어촌에 불과했다. 이후 덩이 1878년 중국 개혁개방을 외치면서 1980년 선전을 국가급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선전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 날 텐센트, DJI, 비야디, 화웨이 등 하이테크 기업을 배출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선전의 경제규모는 3890억 달러로, 홍콩(3660억 달러), 싱가포르(3720억 달러)도 뛰어넘었다.
◆선전특구 40주년 분위기 띄우는 관영매체
중국 관영언론들은 선전특구 건립 40주년 분위기를 적극 띄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5일 "선전의 재출발, 새로운 '중국의 고도(高度)'를 창조하다"는 제하의 평론을 게재했다.
인민일보 주편(主編) 장윈(姜赟)은 평론에서 선전의 혁신 역량을 강조하며 "혁신은 선전의 바탕이자 신념"으로 "과학기술의 불모지가 혁신의 오아시스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다.
평론은 "선전이 혁신의 도시로 떠오른 건 심도있는 개혁·개방의 결과"라며 "개혁·개방은 선전의 DNA이자 획기적 발전의 비밀번호"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웨강아오 대만구와 중국특색 사회주의 선행시범구 건설은 선전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출밤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중국 국영 CCTV도 선전특구 건립 40주년을 기념해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가며 바라본 선전'이라는 제목의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선전의 40년 상전벽해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선전시 관영언론인 선전특구보도 이달 들어 연일 선전특구 건립 40주년 기념 시리즈를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