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이달 내놓은 ‘신흥 군사 기술: 배경과 의회 이슈’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미국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선두주자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AI 시장에서 미국에 대항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최근 AI 분야에서 그들의 목표를 실현할 만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이런 기술은 스파이 활동과 군사 목표 달성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술력 향상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극초음속 무기 분야라는 점도 보고서는 언급했다. 미국은 2023년 이전 극초음속 무기를 운용할 가능성이 낮지만, 중국은 이미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DF-41)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DF-41은 사거리가 1만4000㎞ 이상에 달하며, 약 10개의 서로 다른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지난해 건국 70주년을 맞아 열린 국경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보고서는 “중국이 양자 기술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선두주자”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사 지출을 재정비하던 시기 중국은 수년간 연구와 기술개발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기술 혁신 성장의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60%에 달한다고도 지적했다.
말콤 데이비스 호주전략정책연구소 선임 애널리스트도 중국이 군사 기술 방면에서 미국에 한참 뒤처졌던 시기는 오래 전에 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이 미군을 넘어섰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의 티모시 헤스 국제 국방 조사 분석가는 “중국이 자국 군대의 기술 역량 개선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더라도 중국 군이 미국 군을 넘어섰다고는 할 수 없다”며 “특히 중국 해군은 미국에 크게 뒤처진다”고 진단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중국 AI와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이 반드시 군사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AI와 양자컴퓨팅에서 연구 개발이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군사 분야의 이익만 집중하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년간 무역분쟁과 인권, 기술탈취,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 다양한 사안으로 마찰을 빚어왔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양국 군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훈련을 펼치는 등 군사 긴장감도 높아지면서, 양국 긴장이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SCMP는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