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는 대형항공사 위주로 이뤄진 화물 운송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여객기로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여객과 함께 원단, 의류, 전기·전자 부품류 등의 화물 수요를 유치해 운영 중이다.
B777-200ER 기종은 여객기 하부에 15여t의 화물 공간이 있는 데다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해 다른 LCC가 보유한 B737-800 기종보다 많고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진에어는 앞서 3∼4월에는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5월에는 인천∼클락 노선에서 각각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운영한 바 있다.
다만 진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LCC의 경우 소형기인 B737 기종을 운용하고 있어서 실제로 화물 수송을 통한 수익 창출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LCC는 여객 위주의 사업을 해 온 만큼 화물 운송 경험이 부족한 데다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대형항공사에 밀릴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것처럼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실으려고 해도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LCC의 2분기 화물 수송량은 제주항공 3629t, 진에어 3866t, 에어부산 3479t, 티웨이항공 3186t 등으로 대한항공(33만772t)의 1%, 아시아나항공(17만3천236t)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B737 기종은 화물 공간이 5t 안팎에 불과하고, 기계로 컨테이너째 실을 수 있는 대형 기종과 달리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화물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여객이 들어가는 노선에 화물을 유치하는 것이 그나마 수익성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