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금뱃지를 세번 달았는데"...권위 의식이 뇌를 지배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

2020-08-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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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 위반한 동행인, 경찰이 연행하려 하자 '버럭'

정작 본인도 광화문 집회 참석...확진 판정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얼굴 밀착' 셀카까지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있어 '관등성명'은 무엇일까.

지난 17일 김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승강장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영상을 올렸다.

사연인즉, 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서한결 원장을 강제 연행하려는데 하필 그 동행인이 김 전 지사였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 원장과 함께 있던 김 전 지사가 경찰과 충돌했다. 서한결 원장은 16일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 후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였다.
 

[사진=김문수 전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경찰은 서 원장과 함께 있던 김 전 지사와 성창경 기독자유통일당 수석대변인에게도 동행을 요구했으나, 김 전 지사는 되레 “어디라고 와서 말이야. 나보고 왜 가자고 하느냐. 사람을 뭘로 보고 말이야”라며 강하게 거부했다.

경찰은 “(김 전 지사가) 일행이라 같이 계시지 않았냐”며 “같이 계셨으니 기왕이면 두 분 건강을 위해···”라며 김 전 지사를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전 지사는 “(내가) 거부하는 게 아니지. 나를 왜 가자고 하느냐. 이유가 뭐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경찰에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며 “나는 김문수다. 같이 있었다고 다 잡아가느냐. 혐의가 있어야지. 내가 김문수인데 어딜 가자고 그러느냐”라고 따졌다.

김 전 지사는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을 썼나. 당신들 이러면 안 된다”라며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언성을 높였고, 경찰은 김 전 지사에게 “오해하지 마시라. 의향을 여쭤보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도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디 있나”라며 “퇴근하는 사람들을 경찰관이 뭣 때문에 강제연행하려고 하는지? 코로나 핑계로 이런 황당한 꼴을 당할 사람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심란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함께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얼굴을 밀착한 채 '인증 샷'을 찍기도 했다.
 

8월 15일 게시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차명진 전 국회의원의 셀카. 차 전 의원은 이날 집회 참석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진=차명진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 전 지사가 신분 확인과 관등 성명에 '집착'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김 전 지사는 2011년 남양주 소방서에 환자 이송체계 등을 문의하려고 전화를 걸어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다. 내가 도지사라는데 안 들리냐.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실제 사고 신고를 접수받는 119 긴급 전화망을 부여잡고 별안간 '군기 잡기'의 목적으로 사용한 김 전 지사의 행동에 대해 당시 세간은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치인이 자신의 권위나 확인하려는 그 찰나에 만약 누군가가 '진짜 사고 신고'를 접수하려 했다면 자칫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김 전 지사의 행동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또 한번 목소리를 냈다. 진 전 교수는 “‘3선’ 하면 코로나 면역이 생기냐? 경찰에서 당신 건강을 챙겨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당신으로 인해 발생할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려는 거지. 정치에 환장하면 사람이 이 지경이 되는 거다”라고 김 전 지사를 비판했다.

이어 “광신에 빠져 있다 보니 코로나 예방조치를 엉뚱하게 정치적 탄압으로 착각하게 되는 거다. 저분, 지금 머리로는 자기가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민주화 투쟁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추가적으로 입장을 내놨다. 김 전 지사는 '경찰이 동행인인 서한결 원장의 핸드폰을 위치 추적 했다'고 주장하며, 강제 연행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김 전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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