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수 피해 지역 방문으로 한 달 만에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중국 수뇌부의 여름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났을 가능성이 높아 미·중 갈등 격화 등 현안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마련했을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안후이성 푸양시 푸난현의 농촌 마을과 인근 왕자(王家) 제방의 수문 등을 둘러보며 피해 및 복구 상황을 살폈다.
시 주석은 "재난 지역 주민들이 늘 걱정이었는데 생활에 의지할 곳과 희망이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또 "우공이 산을 옮기고 우임금이 물을 다스렸듯 중화민족은 수천년간 자연재해와 싸우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며 "우리는 계속 싸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부터 두 달 넘게 이어진 홍수로 중국 전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시 주석이 재난 지역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악화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때늦은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대외 활동을 재개한 시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국 수뇌부는 매년 8월 초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베이다이허에 모여 비밀 회의를 진행하는데 올해는 개최 여부가 불분명했다.
다만 이번 시찰이 지난해 베이다이허 회의 종료 뒤 첫 대외 활동에 나섰던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뤄져 올해도 회의가 개최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은 지난해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난 후인 8월 19일 간쑤성 둔황의 막고굴(莫高窟)을 방문해 중화 문명에 대한 자부심을 강조한 바 있다.
시 주석과 함께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다른 수뇌부도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7일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일자리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사범대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 등을 언급하며 "취업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펀더멘털"이라며 "각 부문은 취업 우선을 중심에 놓고 다양한 분야의 개혁을 추진해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이날 세계 각국 국회의장이 모이는 화상 회의에 참석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 등 수뇌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베이다이허 회의가 종료됐다는 의미"라며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주요 현안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