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부터 방영된 중국의 한 웹드라마가 기록한 성적이다. 천월화선(穿越火線)이라는 이름의 이 드라마는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을 배경으로 하는데, 전문가들은 천월화선의 성공이 중국 e스포츠의 높아진 인기를 반영한다고 해석한다.
중국 웹시리즈 전문 조사업체인 구둬미디어에 따르면 천월화선은 방영 후 4주가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9억8000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전했다.
천월화선은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중 하나인 유허그 미디어와 한국 게임 업체인 스마일게이트가 손잡고 제작한 36부작 웹드라마다. 주인공은 중국 인기 배우이자 가수로 활동 중인 루한과 아역 배우 출신의 우레이가 맡았다. 이들은 스마일게이트의 FPS(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 프로게이머 선수로 분했는데, 천월화선이란 제목 역시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이름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천월화선의 인기가 중국 e스포츠 산업의 성장을 반영한다고 평가한다. 미식축구를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트'가 미국인의 미식축구 사랑을 드러낸 것처럼, 중국 드라마에서 e스포츠가 다뤄지는 것 역시 e스포츠에 대한 중국인의 높아진 관심도를 방증한단 뜻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의 대니얼 아흐매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플랫폼에서 e스포츠가 보편화되고 있다”며 “특히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중국에 출시된 후 가장 인기있는 FPS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 e스포츠 프로리그 ‘크로스파이어 엘리트 리그(CFEL)’는 중국에서 권위가 높은 대회로 꼽힌다. 지난 2016년 출범한 이후 올해까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프로팀들 역시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크로스파이어 외에 e스포츠를 대표하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와,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대회도 중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특히 중국의 롤 프로리그인 LPL은 17개 팀이 경쟁하는 세계 최대 규모 리그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한 시즌에 최소 480판에서 최대 720판의 경기가 진행된다. 롤 e스포츠 최초로 지역 연고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니코파트너스는 최근 발표한 ‘아시아 e스포츠 보고서’에서 “아시아 e스포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중국 덕분”이라며 “중국은 가장 발전한 e스포츠 인프라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