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상견례…임단협 돌입
현대차 노동조합은 13일 사측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단협을 본격 시작했다. 또 임금투쟁 승리를 위한 조합원 출정식도 개최했다. 올초만 하더라도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생존과 미래'를 강조하면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예상됐지만, 현재는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면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공장을 정상가동시키는 등 피땀 어린 노력을 한 만큼 노고에 대한 성과와 보상이 따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기본급 12만304원(정기 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전년도 당기순이익(3조2650억원)의 30%를 조합원과 사내 협력업체 직원에게 성과금(우리사주포함)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 협조할 만큼 협조했고, 이제 사측이 노조에 보답할 차례"라며 "사측이 불성실한 교섭으로 임한다면 가차 없이 단체행동권을 발동시켜 총파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자동차의 올해 임단협은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에 지난해 영업이익(6029억원)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안을 확정했다. 성과급은 1인당 2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노조는 △정년연장 △친환경차 라인 및 핵심부품 공장 내 전개 △노동강도 완화 및 작업환경 개선 투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봉주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 지회장은 지난 10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을 이용하려는 사측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며 "사측이 조합원 희생을 통한 자본의 이익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노조는 모든 협력관계를 단절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회사가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의 전환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플랜S' 전략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시 공정축소로 고용불안이 닥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기차 등 미래차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로 보고 있다.
송호성 기아차 사장 역시 플랜S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송 사장은 13일 경기 광명 소하리 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하고, 플랜S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오랜 생산 경험과 전통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지역별 모빌리티 특성에 기반한 사업 전략을 토대로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펼쳐 플랜S 전략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르노삼성차도 노사 '갈등'
지난달 22일 임단협 본교섭에 돌입한 한국지엠(GM) 노조도 13일 4차 교섭을 이어갔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을 기본으로 통상임금의 400%+600만원 성과급 지급, 조립라인 근무자 수당 5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달 16일 1차 실무교섭에 이어 지난달 29일 2차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월 7만1687원 인상, 코로나로 인한 일시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 중이다. 양사 노조는 지난 2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기 때문에 올해는 임금인상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를 제외한 완성차 4개사 노조가 일제히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회사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금융위기(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소치인 162만753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82만6710대)은 작년보다 33.4% 줄며 2002년(68만367대) 이후 최소였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4월 일찌감치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며, 2010년 이후 11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