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해외에서는 ‘K-푸드’가 인기몰이를 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도 추석 특수와 가정간편식(HMR) 소비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한 5조9209억원, 영업이익은 119.5% 늘어난 384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식품·바이오 등 전사 해외 사업이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둔 혁신성장에 주력한 결과, 글로벌 위기 상황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이 투자를 집중했던 HMR 및 해외 확장 등이 빛을 발하는 실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하반기는 긍정적인 외부 환경요인이 정상화되며 구조적인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이익 레벨은 기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올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8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7.3% 증가한 5151억원이다. 순이익은 78.3% 늘어난 657억원이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며 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중국 54.1%, 베트남 106.5%, 러시아 105.4% 급증했다. 한국 법인 영업이익도 19.6% 증가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간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스낵 시장 점유율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 및 베트남, 러시아 법인도 신제품 출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에 신제품 출시와 음료, 간편대용식 등 신성장동력인 신규 사업의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산업과 동원F&B도 호실적을 거뒀다. 동원산업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4% 늘었다.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덕택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부터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3분기에도 세계적으로 내식 수요 증가가 계속되며 매출 증가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동원F&B도 16.1% 증가한 16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HMR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고, 샘물과 펫푸드, 음료 등이 8~9% 증가하며 전체 성장에 힘을 보탰다. 손효주 연구원은 “가공식품 수요 증가 측면에서 동원 F&B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