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 부진 다소 완화됐으나 대외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2020-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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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재 소비, 설비투자 중심으로 내수 부진 완화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올해 경제성장률 -0.9% 전망...4월 대비 0.6%p ↓

일단 5개월 연속 언급된 '경기 위축'이라는 말은 빠졌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절벽 현상이 완화됐다는 얘기다. 그렇더라도 아직은 안심하긴 이르다.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할뿐더러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4월 대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더 낮춰 내다봤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나,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한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8월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축소되면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경기 위축'이라는 평가를 한 데서는 경제 전반적으로 하향세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둔화하면서 내구재 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완화된 것이 주효했다.

특히,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의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경기 위축이 완화된 상황이다. 6월 전산업생산은 대외수요 부진이 소폭 완화되고 조업일수도 확대되면서 전월(-5.7%)보다 6.4%포인트 상승한 0.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주요 수출국의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제조업의 급격한 위축이 다소 완화됐다. 제조업 출하(-12.3%→-2.4%)는 자동차(-33.3%→-10.9%)를 중심으로 내수(-12.5%→-1.5%)와 수출(-12.0%→-3.5%)의 감소폭이 모두 많이 축소되면서 전월에 비해 9.9%포인트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제조업 재고율(128.6%→117.1%)은 전월보다 11.5%포인트 하락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63.4%→68.3%)은 전월보다 4.9%포인트 상승했다.

6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6.5→96.7)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0→99.4) 모두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는 상황이긴 하다.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7월 계절조정 제조업 업황BSI(51→57)와 전산업 업황BSI(56→60)는 기준치(100)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소비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소매판매액이 많이 증가하고 서비스업생산이 전년 수준에 근접하는 등 부진에서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6월 소매판매액은 6.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1.7%)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생산은 조업일수의 증가(+2일) 등으로 전월(-4.0%)보다 높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과 유사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6월 소비의 증가에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조업일수의 증가 등 일시적 요인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81.8)보다 소폭 상승한 84.2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유지됐다. 6월 설비투자는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전월(3.4%)보다 높은 13.9%의 증가율을 보였다. 7월 자본재수입액(19.7%)이 반도체 제조용 장비수입액(101.1%→294.3%)을 중심으로 전월(24.0%)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선행지표는 점차 개선되는 조짐이다. 6월 건설기성(불변)은 조업일수 확대에 주로 기인해 건축부문의 감소폭이 축소되고 토목부문의 증가폭은 확대되면서 전월(-5.4%)보다 높은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과 토목 부문 모두 크게 확대되면서 전월(34.7%)보다 높은 60.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반도체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자동차의 감소폭이 많이 축소되며 부진이 완화됐다. 7월 수출은 –7.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10.9%)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의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제조업과 상용직에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

6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월(-39만2000명)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전년동월대비 35만 2000명이 감소했다.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에 주로 기인해 소폭의 상승으로 전환됐다. 7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하락폭 축소 등으로 전월(0.0%)보다 높은 0.3%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수요 측 물가압력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금융시장은 주가와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가계대출의 증가폭은 확대됐다. 7월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 주식투자가 순매수로 전환되면서 전월 말(2108.3)보다 큰 폭(6.7%)으로 상승한 2249.4를 기록했다. 6월 기업대출은 증가폭이 예년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가계대출은 확대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급락한 것과 달리, 중국경제가 일부 회복되고 주요 선진국의 소비 및 선행지표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작년(2.0%)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0.9%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조사(-0.3%) 대비 0.6%포인트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

수출(금액 기준)은 세계경제 침체로 2020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9.5% 감소하고, 2021년에는 5.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0년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보다 축소된 452억달러를 기록하고, 2021년에는 소폭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국내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올해 실업률은 4.2%로 상승하고, 취업자 수는 14만명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설문  응답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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