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암댐 선박 침몰 사고가 춘천시의 현장에 대한 판단 및 지휘 능력 부족에 기인한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실종자 중에는 출산휴가자와 기간제근로자가 여럿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들이 현장에 투입된 배경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험한 곳에 출산휴가자까지 가야 했던 이유는?
하지만 정작 출산휴가자와 기간제 근로자가 현장에 출동해야 했던 배경에 대한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이 시장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 이동과 담당 공무원 경찰 신고 시간 등을 볼 때 수초 섬 고정작업을 처음에는 업체 직원들이 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간제 근로자의 지원 요청이나 담당 공무원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알고 현장에 나갔는지 등 여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아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춘천시가 파악한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관련자의 진술과 휴대전화 통화 시간대 등만을 토대로 도출한 것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추후 경찰 등의 수사를 통해 정확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침몰한 3척의 선박 중 경찰정 승선자는 2명, 고무보트 1명, 행정선에 기간제 근로자 5명이 각각 타고 있었다. 이 중 행정선에 타고 있던 근로자 1명은 의암댐에 휩쓸리기 전 구조됐으며, 또 다른 1명은 사고 발생 1시간 여 뒤 의암댐 하류 춘성대교 인근에서 탈진 상태로 구조됐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가평 남이섬 선착장 인근에서 근로자 이모(68)씨는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정에 탑승했던 이모(55) 경위와 춘천시청 소속 이모(32) 주무관 등 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특히 이 주무관은 50일 전 배우자 출산으로 출산휴가를 보내던 중에 현장에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초섬이 사람 목숨보다 중했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의암댐은 상부댐 방류 등 영향으로 유속이 빨라 선박을 띄우거나 수초섬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실종자 가족들 역시 "소양댐 수문을 개방했는데 수초섬 작업을 내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전날 사고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참 안타깝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통탄하겠느냐"고 춘천시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또 상부댐이 방류 중인 상황에서 기어이 인공 수초섬을 고정하려 무리수를 던지다 인명 사고로 이어진 것에 대해선 "그걸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 너무 기가 막힌다"며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탄식했다.
현재 수색당국은 헬기와 선박, 공무원 등 1400여 명의 인력을 총동원해 전방위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물의 흐름이 빠르고 흙탕물이 일어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