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유쓰망고는 ‘청소년들이여, 망설이지 말고 고(go)해’라는 뜻이다. 자신의 생각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보는 배움이 중요한데,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세상의 변화를 읽고, 변화를 추구하는 교사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학생 중심의 교육 환경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학교·지역사회 단위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른들과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
유쓰망고는 교사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혁신사례와 툴 키트(tool kit)를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방학에는 교사 커뮤니티를 조직해 학생 중심의 교육 시도 경험을 공유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체인지메이킹’이라는 교과서도 만들었다. 이 책은 인천교육청 인정 중학교 교과서로 이름을 올렸다.
‘망고포럼’이라는 청소년 모임도 진행한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문제를 발굴해 목소리를 내고, 해결책까지 직접 찾는 교육 활동이다. 모임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교내 비탈길이 너무 심해 등하교가 힘들었던 한 학생은 도교육청 예산을 받아와 학교 조경사업과 함께 경사 낮추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한국 청소년의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점심시간에 자체 요가반을 개설했고, 학생‧선생님과 함께하는 성교육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부모 직업 상관 없이 기회 가질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김 대표는 교육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학문적 호기심에 문화인류학을 공부했고, 국제개발·NGO 등에 관심이 생겨 미국 대학원까지 들어갔다. 당시 트렌드였던 경영학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나중에 뭐 먹고 살래?”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교육학 전공이 아니라 “왜?”라는 시각도 따라오지만, 기존 교원단체 등 시각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교육 정책, 교육 격차를 넘어 미래 교육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여기서 나온다.
공립학교의 교사 순환제나 고교평준화 정책 등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률적인 교육 시스템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힘들고,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시 비율 확대 또한 수시 비율 확대 과정에 드러난 문제점 또한 보완해야지, 과거처럼 정시를 강조하는 분위기는 시대에 역행하는 방향이라는 시각이다.
그는 “학교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운영 철학을 갖고, 문화를 조성하고,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변화를 추진하는 선생님들도 한 학교에서 조금 더 연장해서 근무하는 유연성을 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작년 말 발표된 정시 비율 확대는 너무 슬픈 결정이었다. 부모 능력에 따라 수시에서 작성하는 경험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일부 때문에 ‘다 하지 마’ 식이 되면 안 된다. 학교나 사회에서 부모 직업에 상관없이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모두가 기회를 나눌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빈부격차가 드러나지 않는 평가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