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M&A 지각변동] ①"10년 전 중국"...M&A 핫스폿으로 부상한 인도

2020-07-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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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아태 지역 M&A 거래액 전년비 18% 감소...인도는 18% 증가

지오플랫폼 등 기술 부문이 투자 빨아들여...사모펀드 활동도 활발

[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여파에 아시아 인수·합병(M&A) 시장의 명암이 엇갈렸다. 인도는 뜻밖의 M&A 핫스폿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M&A 거래액에서 인도의 비중은 12%까지 확대됐다. 1998년 이후 20여년 만의 가장 높은 수치다.
아태 지역 거래액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인도 기업들의 거래액은 같은 기간 18% 증가한 553억 달러(약 66조6750억원)를 기록했다.

JP모건의 커윈 클레이튼 아태 지역 M&A 공동 대표는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바쁜 M&A 시장 중 하나"라면서 "국제적 기업들과 투자펀드들이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쪽을 분주하게 검토하고 있다. 10년 전 중국을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 최고 부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회장이 이끄는 통신회사 지오플랫폼이 미국 소셜미디어 공룡 페이스북과 벤처캐피털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50억 달러를 유치한 게 큰 몫을 차지했다.

여전히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가 8억명에 달하는 인도에서는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디지털 결제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비접촉 문화가 일상으로 빠르게 스며들면서 디지털 경제의 성장세가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유럽 명문 금융회사 로스차일드의 알록 샤 이사는 "기술 부문에서 이미 상당한 거래 활동이 있었지만 그 속도나 규모 면에서 지오플랫폼은 압도적"이라면서 "지오플랫폼은 공룡 투자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보기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14일에는 미국 검색 공룡 구글이 지오플랫폼에 약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샌포드C번스타인은 보고서에서 지오플랫폼이 2024~ 2025년 사이 인도 모바일 가입자 중 48%를 차지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인도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JB케미컬스&파마수티컬스의 지배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은 인도 억만장자 아자이 피라말의 제약사업 지분 20%를 매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국경분쟁을 겪는 중국과의 갈등은 향후 M&A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인이다. 국경분쟁 전부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는 차이나머니의 먹성을 경계해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올해 6개월 동안 중국은 인도 회사에 5억7900만 달러 투자를 약속해, 지난해 같은 해 기록한 15억 달러에서 60%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회계법인 KPMG인디아의 스리니바스 발라수브라마니암 시니어 파트너는 "단기적으로 중국발 신규 투자나 기존 투자가 연기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겨울이 되어 국경분쟁이 소강상태가 되면 중국발 투자는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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