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는 ‘자체 캐릭터’ 홀릭

2020-07-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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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캐릭터 산업 성장세…12조원 규모 육박해

“제2의 펭수 키우자”…식품기업들, 약진 앞으로

식품기업들의 자사 캐릭터 사진들. [사진=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오비맥주, 동원F&B]


식품업계가 ‘캐릭터’ 전성시대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잘 키운 캐릭터 하나면 열 연예인 부럽지 않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돈다. EBS의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는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얼마나 큰 홍보 효과를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기업 자체 인기 캐릭터는 광고비용을 감소시키고 브랜드 이미지와도 직결된다. 식품업체들은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고객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 중이다. 국내 캐릭터 산업 관련 매출액은 2014년 9조520억원, 2015년 10조800억원, 2016년 11조660억원, 2017년 11조9220억원, 2018년 12조207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 식품업계가 캐릭터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이미 펭수 광고를 통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동원F&B는 펭수를 모델로 기용한 후 올해 1분기 참치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SPC삼립의 펭수빵은 출시 2주 만에 100만개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빙그레 붕어싸만코 역시 펭수 모델 발탁 후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펭수 효과를 경험한 식품업체들은 앞다퉈 자체 캐릭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말 즉석밥 브랜드 햇반의 캐릭터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 8종을 선보였다. 캐릭터 공개 후 CJ제일제당은 팝업 스토어를 열고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를 활용한 햇반 프리미엄 제품도 론칭했다. 온라인 식품전문몰 ‘CJ더마켓’에서 쌀알이 캐릭터 탄생 기념 온라인 기획전도 진행했다. CJ제일제당은 쌀알이 패밀리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공개했다. 향후 캐릭터들의 활용 범위를 넓혀 인형, 휴대폰 팝소켓, 스티커, 학용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의인화한 캐릭터 ‘야쿠르트D20(이하 D20)’을 공개했다. D20은 지난달 출시된 ‘얼려먹는 슈퍼100’ 제품 패키지 전면에 최초 적용됐다. 7월 중 신규 정기 서비스 고객 2000명을 대상으로 D20이 새겨진 ‘야쿠르트 크래들’도 증정한다. 크래들은 컵홀더처럼 야쿠르트를 간편하게 꽂아 편리하게 음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향후 볼펜, 튜브 등 추가 D20 굿즈 제작도 계획 중이다.

동원F&B는 동원참치의 오리지널 캐릭터 ‘다랑이’를 활용해 스마트폰 테마 상품으로 개발했다. 밀레니얼 세대와 더 적극 소통하기 위해서다. 동원F&B는 다랑이를 활용한 첫 번째 콘텐츠로 갤럭시 테마와 카카오톡 테마를 무료로 배포했다.

빙그레는 지난 2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빙그레 왕국의 왕위 계승자라는 콘셉트의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선보였다. 순정만화 캐릭터 같은 생김새의 캐릭터가 빙그레 제품을 온몸에 휘감아 이목을 끌었다. 최근엔 아이스크림 캐릭터를 연달아 소개 중이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9만명에서 빙그레우스 공개 후 14만명으로 늘었다.

 
주류업계도 캐릭터 마케팅 참전


주류업계도 캐릭터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1번가와 함께 ‘요즘 쏘맥 굿즈전’을 진행 중이다. 이 행사에선 두방울잔, 두꺼비 피규어 등의 브랜드 굿즈가 기획전 특가로 한정 판매된다.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며 매일 새로운 굿즈를 한정 판매한다. 첫날 행사에서는 두방울잔 2000개가 판매 시작 90초 만에 매진됐다. 두방울잔은 완판 신화를 기록했던 한방울잔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한방울잔 용량보다 2배 커져 판매 전부터 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오비맥주는 패션 브랜드 게스(GUESS)와 함께 협업 컬렉션을 14일부터 선보인다. 오비라거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랄라베어’와 게스의 메인 심벌인 삼각로고를 조합한 티셔츠 4종과 모자 1종이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랄라베어가 그려진 ‘오비라거 쿨러백 리미티드 에디션’을 한정으로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상품은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내고 소장가치까지 더해 매출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마케팅 비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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