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정규직 4억개 삼켰다…2분기 노동시간 급감

2020-07-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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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반등할 경우 감소폭은 줄 것…여성이 가장 취약

"코로나 재확산하면 감소폭 3억4000만개에 달할 것"

코로나19가 노동시장을 강타했다. 올해 2분기(4~6월) 전 세계적으로 노동 시간이 대폭 감소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를 인용, 전 세계적으로 지난 2분기에 노동시간이 14%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48시간 노동하는 정규직 일자리 4억개가 사라진 것과 같다. 지난달 ILO는 3억5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출처=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


지역별로 보면 미주에서 노동 시간이 18.3% 감소해 코로나19발 충격이 가장 두드러졌다. 유럽 및 중앙아시아(13.9%), 아시아 및 태평양(13.5%), 아랍 국가(13.2%), 아프리카(12.1%)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초창기에는 노동시장에서의 피해가 진원지로 꼽혔던 중국에만 한정됐다. 이후 코로나19가 지구촌 전역으로 퍼지면서 유럽의 노동시장을 강타했고, 현재는 브라질과 인도 등 비교적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최근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찍고 있는 미국의 팬데믹 현황도 노동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ILO는 전망했다.

또 ILO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의 93%가 코로나19로 국가 차원의 봉쇄 조처를 이미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ILO는 3분기부터 경제가 반등하고 코로나19로 주저앉은 소비와 투자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하반기 노동시간 감소는 4.9%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규직 일자리 감소가 4억 개에서 1억4000만개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재유행이 현실화해 다시 봉쇄 조처가 실행된다면 노동시간은 11.9% 감소, 정규직 일자리 3억4000만개가 줄어들 수도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이 장기화하면서 남성보다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ILO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음식·숙박·소매·부동산중개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 가운데 여성은 40%(약 5억1000만명), 남성은 36.6%가 일자리를 잃었다. 남녀 간 불균형적인 실직 사태가 나타난 것.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불평등과 불안전성이 더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ILO는 최근 몇 년간 노동시장의 성 평등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기존의 남녀 격차를 더욱 벌리는 추세가 여러 통계에서 나타난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서비스업계가 침체하면서 여성 고용률이 이전보다 더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 정부가 앞장서 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주저앉은 노동시장을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정책 입안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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