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몽니에 뒷전 된 한일 시한폭탄..."외교안보라인 교체 필요"

2020-06-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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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55주년 맞았지만...日 2차 보복 우려

8월 4일 기점으로 日 전범기업 매각 가능

하시마 둘러싸고 강제징용 갈등도 재발

한·일 외교국장급협의도 큰 소득 없을 듯

한·일 2차전 우려..."靑 움직일 인사 필요"

[사진=연합뉴스]

한·일 외교 최대 현안인 현금화가 잇단 북한 도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완전히 묻혔다.

한·일 관계가 오는 8월 4일을 기점으로 걷잡을 수 없는 최악에 이를 수 있지만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최근 유네스코에 일본 군함도의 세계유산 지정 취소를 요구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수교 55주년 맞았지만...日 2차 보복 우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이날로 국교 정상화 협정에 서명한 지 55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수교 후 최악에 이르는 상황이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의 소송 피고인 일본 전범기업들에 원고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이 끝났다고 주장,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의 국내 자산이 압류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 지난해 7월 예고 없이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3대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감행했다.

양국이 1년 여간 냉각기를 거친 가운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이 지난 1일 옛 신일철주금인 일본제철에 자산 압류 서류 등을 공시송달, 매각 사전 절차에 착수하면서 법원이 지정한 공시송달 기한인 8월 4일 이후 매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응하지 않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에 올린 뒤 서류가 전달된 것으로 여기는 제도를 가리킨다.

현금화가 이뤄지면 일본의 2차 경제 보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를 대비해 잠정 중지했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지난 2일 재개했다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2차전 우려..."외교·안보라인 교체 필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과 일본은 일명 '군함도'로 알려진 하시마를 둘러싼 역사 갈등으로 재차 맞붙게 됐다.

한국 정부는 이달 내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로 하시마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유네스코에 발송할 방침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징용 시설에서 한반도 출신 징용 피해자들이 강제 노역으로 희생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도쿄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서 이를 지키지 않았다.

특히 센터는 징용 피해 사실을 보여주지 않음은 물론, 군함도에서 인권 침해 또는 차별이 없었다는 식의 왜곡된 전시를 하고 있어 더욱 논란이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이달 내에 외교국장급협의를 진행하고 양국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협의가 열린다 하더라도 양국 외교당국 간 형식적인 의견 교환 계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두드러지게 취하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큰 맥락에서 보면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WTO와 유네스코 등을 통해 사전에 일본에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외교·안보라인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중요 시점에 적극 나서 대통령을 설득하고 청와대를 움직이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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