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효곤 기자]
세계 2위 규모인 중국 뷰티 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 업계 주도권을 두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6·18 쇼핑데이는 '제 2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라고도 불리는 중국 최대 쇼핑 행사 중 하나다. 알리바바의 티몰(Tmall)과 함께 중국 양대 온라인 쇼핑몰로 불리는 징둥닷컴이 창립 기념일을 맞아 여는 행사로, 티몰 등도 가세해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 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티몰에서 10개 브랜드. 징둥닷컴에서 9개 브랜드를 앞세워 참가한다. 각 브랜드별로 리쟈치, 웨이야 등 유명 왕훙(網紅·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행사 시작일인 지난 1일에는 티몰에서 5세대 윤조에센스 디지털 론칭 행사를 했다. 이날 티몰 설화수 페이지에는 평소의 약 10배인 153만명이 방문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헤라의 경우 사전 프로모션 기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판매금액이 400%가량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인 후, 숨, 오휘 등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광군제에서 후 단일 브랜드만으로 721억원을 벌며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4위에 오른 기록을 세운 바 있어 올해 실적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티몰, 타오바오 등에서 브랜드 후의 월별 수요가 강하게 회복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분기 LG생활건강은 중국 이커머스의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은 전년동기비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뷰티 시장은 지난해 691억5000만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8% 성장한 수치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특히 중국 프리미엄 뷰티 시장에서는 에스티로더, 로레알,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이 선전하고 있으며, 중저가 시장에서는 최근 바이췌링(百雀羚), 퍼펙트 다이어리 등 로컬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텐센트가 발표한 'C뷰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로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5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이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틈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이유다.
LG생활건강의 후는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사용하는 화장품으로 입소문이 나며 중국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006년부터 일찌감치 우아한 이미지의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후 2018년에는 더페이스샵을 오프라인에서 철수하고 후, 숨, 오휘 등 고가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대표 고가 브랜드인 설화수부터 중저가 라네즈, 이니스프리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한다. 지난 2018년까지 설화수에서 노 모델 전략을 고수했으나,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하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중국 인기 배우 안젤라베이비를 중화권 모델로 발탁하는 등 럭셔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