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orona, Fisrt Korea!] <8> ①청년·신혼부부에 맞춤형 주거복지...소외계층 형평성 논란

2020-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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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청년·신혼부부 '내 집' 마련 지원

4·15 총선 당시 사실상 제1호 공약

청년·신혼주택 10만가구 공급 계획

젊은 층 표심 잡기 주력한 나머지

"고령층 등 다른 계층 소외" 비판도

"한국형 성장 모델을 찾아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2020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전환이 시작된다. 한국 경제도, 외교도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주요 2개국(G2)인 미·중 분쟁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정학적 위험 요인은 전 세계를 옭아매고 있다. 특히 1990년 이후 세계 무역을 주름잡았던 글로벌 가치사슬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세계 무역과 각국의 경제성장 고리는 한층 약화됐다. 쌍둥이(수요·공급) 충격인 코로나19는 기존의 공급망을 어그러뜨렸다. 코로나 팬데믹과 과거 초호황을 이끈 '3저(저유가·저금리·원화약세)'가 맞물리자, 경제 불황의 전주곡은 한반도를 덮쳤다. 본지는 'Post Corona, First Korea' 기획을 통해 코로나 총선에서 승리한 여당 공약을 바탕으로 갈 길 잃은 한국호(號)의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신혼부부.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주거복지 마련에 나선다. 앞서 민주당은 4·15총선 당시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주거복지 공약을 핵심 공약으로 선보였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청년·신혼부부 주택공급 및 금융지원 확대 정책이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부동산 관련 정책은 내내 화두였다. 민주당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중심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民, 청년·신혼부부 '내 집' 마련 지원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겨냥한 주택 공급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젊은 세대의 접근이 쉬운 역세권 지역에 전용 주택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금융 지원 사격에도 착수한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청년·신혼주택 1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내 대중교통 중심지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5만 가구와 광역 및 지역거점 구도심에 4만 가구,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와 국공유지 등에 1만 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특히 지하철·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세권 등에 청년벤처타운과 신혼부부특화단지가 연계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조성, 행복주택 등 청년 주택과 창업지원 시설 및 다양한 청년문화시설을 공급할 예정이다.

청년벤처타운과 인접한 신혼특화단지에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혼합된 신혼 희망타운과 단지 내 충분한 육아 시설 등을 공급하고, 인근 학교에는 자동차 없는 통학로를 조성한다. 경력단절 부모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도 설치한다.

광역 및 지역거점에는 구도심 재생사업과 택지개발 등을 통해 청년·신혼주택 4만 가구를 공급한다. 혁신지구 도시재생사업으로 행복주택(청년주택)과 신혼희망타운(신혼부부 주택)에 주거시설 및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일자리, 창업지원 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을 공급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또 청년과 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신설, 청년·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주택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란 정부가 무주택 서민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도입한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주택을 팔거나 대출금을 중도상환할 때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여당은 일반 수익공유형 모기지보다 대출금리는 낮추고 대출한도를 확대하며 상환 기간을 연장한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 공급으로 청년·신혼부부의 금융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팀]


◆"고령층 등 다른 계층 소외" 비판도

일각에서는 여당의 이 같은 주택 정책 대상이 청년·신혼부부에 한정된 점을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노인층과 유자녀 가족 등 다른 계층과의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점에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전반적인 주거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청년·신혼부부 주택 관련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계층과 비교해 청년·신혼부부에게만 이유 없는 특혜가 주어졌다는 인식이 불거져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다른 정책 대상에서 배제돼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수혜를 입어도 안 된다는 얘기다.

최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공공 주택을 공급한 '보금자리 정책'을 언급, "이미 한 번 해본 방식"이라며 "그때도 공공성이 부족하다고 비판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금자리 정책은 그나마 무주택 기간이 오래된 사람을 대상으로 했었다"며 "이번엔 청년과 신혼부부에 한정 지은 게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여당이 젊은 층 표심 잡기에 주력한 나머지 주거 공학적 측면에서 나쁜 정책을 내세웠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정치공학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부동산 정책인 셈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책 자체는 굉장히 좋다"면서도 "청년과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자원을 100% 배분하지 말고 20~30%는 고령층과 다른 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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