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변상일, 커제(왼쪽부터)[사진=한국기원 제공]
전기 우승자 신진서 9단은 지난 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기원에서 열린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총상금 13억원·우승상금 3억원) 16강 둘째 날 커제 9단과의 대국에서 174수 만에 흑 불계패로 탈락했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씩이 주어졌다. 신진서 9단은 출발이 좋았다. 기선을 제압하나 싶었다. 그러나 상변에서 일이 터졌다. 커제 9단의 승부수(백108)에 말려 좌상귀 패를 허용했다. 신진서 9단은 패싸움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흑123)를 범했다. 결국 우변 흑 여덟 점을 포획당했고 커제 9단의 완벽한 마무리에 돌을 거두고 말았다.
이로써 메이저 세계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신진서 9단은 '전기 챔피언 조기 탈락'이라는 대회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신진서 9단의 패배는 충격적이었지만, 이후 대결에서는 한국 기사 3명이 차례로 8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변상일 9단은 중국의 자오천위 8단에게 214수 만에 백 불계승을, 전기 준우승자인 박정환 9단은 홍기표 9단과의 내전에서 19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8강전 조 추첨 장면[사진=한국기원 제공]
16강전 마지막 대국은 원성진 9단이 주인공이었다. 1985년생으로 ‘최고령 출전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그는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을 상대로 272수 만에 백 1집반승을 거두며 8강행 막차에 올라탔다. 대국 종료 후 인터뷰에서 원성진 9단은 "끝내기에서 승부가 난 것 같다"며 "모처럼 8강에 올랐으니 부담을 떨치고 최대한 즐길 생각이다. 우리나라 기사들이 8강전에 많이 올라갔으니 2연패를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 5일 열린 16강 첫날 강동윤·신민준 9단과 이태현 7단이 승전고를 울린 데 이어 이날 박정환·변상일·원성진 9단이 합류해 8강전에 총 6명이 진출하게 됐다.
대국 직후 11월 9일로 예정된 8강전 조 추첨이 이어졌다. 한·중전은 두 대국이다. 박정환 9단은 양딩신 9단을, 원성진 9단은 커제 9단을 상대한다. 신민준 9단은 이태현 7단과, 변상일 9단은 강동윤 9단과 한·한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