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몇 달간 지역서점·공연장·사설 미술관 등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를 더 자주 가졌다.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 경청에 나선 것이다.
문체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지난 3일 "2020년 제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3399억원을 편성했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번 추경 예산은 공공일자리를 확충하고, 할인소비쿠폰을 지원해 내수경제를 활성할 계획이다. 또 문화 분야의 '한국판 뉴딜' 사업을 시작하는 데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공연예술분야 인력지원 분야에 예산 288억원, 중‧소규모 공연장 방역안전인력 지원에 31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코로나로 크게 줄어든 공연으로 인해 연출가와 배우 등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10명 중 7명은 하루아침에 일이 없어졌고,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산 288억원으로 전체 공연예술분야 인력의 약 15%인 3000명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산이 꼭 필요한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심사를 철저히 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중‧소규모 공연장 방역안전인력 지원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담겼다. 한 기초지자체 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공연장 안전인력을 5~8명 정도 배치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15명으로 늘렸다"며 "공연을 해보니 좀 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예산 편성에는 코로나19 이후의 예술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문체부는 '온라인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사업'에 149억원을 투입, 예술인 2700여명이 온라인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1인당 제작비 평균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반인들이 피부로 바로 느낄 수 있는 정책도 있다. 소비활력 제고를 위한 공연‧전시‧영화‧숙박‧관광‧체육 쿠폰 발행에 716억원을 투입한다. 공연은 1인당 8000원·미술관은 3000원·박물관은 2000원 할인쿠폰을 각각 받을 수 있다.
우선 3차 추경이라는 큰 그림은 그려졌다. 이제는 집행을 위해 이를 세부적으로 다듬는 과정이 남아 있다.
문체부는 전국 기초지자체 별로 1개씩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예산으로 759억원이 책정됐다. 미술가·예술가 8436명이 전국 주민공동시설·복지관·광장에 벽화·조각 등 작품을 설치해 지역주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시 전국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고 지역 이해도가 높은 지역미술가의 참여를 장려하겠다"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회, 주민과 공동작업 등을 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