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中경기부양책에 韓건설기계업 ‘방긋’

2020-06-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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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프라 공사 발주에 건설기계 수요도 급증

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 현지 공장 풀가동

유럽·북미지역 수출 감소로 국내공장 '셧다운' 생산량 조절

코로나19의 진앙지인 중국이 ‘포스트 코로나’ 국면 속에서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자, 우리나라 건설기계업체들이 모처럼 웃음 짓고 있다.

지난 1~2월 급감했던 중국 건설기계 매출이 3~4월에 2배 이상 늘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 국내 업체들은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며 공급량을 맞추느라 숨이 가쁜 상황이다.

반면 코로나19가 뒤늦게 확산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 지역은 시장 위축으로 인해 국내 공장은 당분간 가동 중단을 하며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모델 DX800LC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현지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대량 발주되면서 이에 필요한 건설기계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1월과 2월 중국 내 굴삭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60% 감소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진정 되기 시작한 3월 들어 중국 내 굴삭기 판매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굴삭기의 경우 지난 3월 중국 내 판매량은 4만620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 대비 10%이상 늘어난 수치다. 월간 판매량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중국 인프라 시장의 빠른 회복세를 반증한다. 글로벌 경제데이터조사업체 CEIC에 따르면 지난 4월에도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2만8410대)보다 59.89% 늘어난 4만5426대가 판매됐다. 업계는 올해 중국의 굴삭기 판매 규모가 지난해 20만대 수준을 따라잡을 것으로 본다.

중국의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북미 시장(29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약 18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로, 국내 건설기계업체의 매출을 쥐락펴락 하는 큰손 고객이 바로 중국이다. 두산인프라코어만 해도 중국 매출이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한다.

때문에 중국의 건설기계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의 매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중국 내 굴삭기 시장 점유율 6위인 두산인프라코어의 판매량은 1~2월 370대 안팎이었으나 3~4월엔 3000대 수준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점유율 8위인 현대건설기계도 1~2월 판매량은 260대에서 130대로 떨어졌으나, 3~4월에는 940~1500대로 대폭 늘었다. 두 업체 모두 쏟아지는 중국 내 발주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현지 공장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건설기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나 고수익 대형 굴삭기를 앞세워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시장의 침체로 인해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출용 굴삭기와 휠로더를 주로 생산하는 군산공장을 지난달 26일부터 5일까지 셧다운했다. 굴삭기와 엔진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도 이달 3~5일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건설기계도 지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울산공장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유럽, 북미 등 전반적인 수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3분기부터는 중국 외 다른 국가들에서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회복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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