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물 폐기금지 관련 법안이 생긴 것은 권력이나 국가기관이 공개하기 꺼리는 정보를 임의로 폐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진실규명이 필요한 사회적 사안에 대한 기록물의 폐기를 유보해 공공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고 당대 사회의 중요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공공기록물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기록물 폐기금지 제도’가 개정안에 반영됐다. 진실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나 국가 주요 정책 관련 기록물을 보존하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중요기록물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실체적 진실을 알아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국가기록원은 2013년에는 3·1운동 피살자 목록 등 일제 침탈기의 과거사 기록물, 2017년은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2018년 세월호 등 사회적 참사 관련 기록물 등에 대한 폐기금지 및 처분동결에 준하는 조치를 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약해 국회 시민단체 학계 등은 ‘폐기금지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요구해 왔다.
법에 따르면 앞으로는 기록물 폐기 문제와 관련해 국가기록원장의 권한이 강화된다.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으로서’ 조사 및 감사, 국민의 권익 보호 등을 위해 긴급히 필요한 경우 기록물의 폐기금지를 결정하고 해당 공공기관에 통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체적인 폐기금지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국가기록원의 위상을 높이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후속 조치도 마련됐다. 기록의 날인 6월 9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것이다. 관련 행사를 하고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6월 9일은 법정기념일 제정 후 첫 기록의 날이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법정기념일 원년을 기념해 국민·기록공동체·기록원이 함께하는 기록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