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멈춘’ 국공립극장...보편화된 온라인서 그나마 ‘숨통’

2020-05-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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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속 온라인 공연 비중 높아져...다양한 방안 모색

‘서울시향 온라인 콘서트 : #여러분덕분에‘ 29일 오후8시 생중계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무관중 라이브 생중계로 진행된 빌리카터 콘서트.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힘겹게 움직이던 공연장 문이 다시 멈췄다. 힘든 상황이지만 극장과 예술 단체들은 어느덧 보편화 된 온라인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의 끈을 잇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이하 문체부)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의 수도권 지역 공공시설 운영 중단 결정에 따라, 수도권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9개 소속 박물관·미술관·도서관과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 등 4개 국립공연기관의 휴관을 결정했다. 국립극단 등 7개 국립예술단체의 공연도 중단됐다.
이번 휴관 조치와 공연 중단은 중대본의 결정에 따라 오는 6월 14일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이후 국립문화예술시설의 재개관과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재개 여부는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중대본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공연과 전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되고 확산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

외부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온라인 공연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와 비교했을 때 온라인 공연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각 기관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31일까지 예정돼 있던 자체 기획 공연인 ‘김덕수전’을 취소했다. 대신 유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하려 했던 29일 공연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네이버V라이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6월 11일부터 개막할 예정이었던 뮤지컬 '모차르트!' 역시 11일부터 14일까지의 6회차 공연을 취소했다. 공연 재개 예정일은 16일이다.

지난 22일 개막한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영지’는 당초 온라인 생중계 회차를 총 5회로 확대 편성했다. 이중 4회분은 오후 1시30분에 공연을 해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청소년들이 함께 보기를 바랐다.

국립극단은 예정대로 29일과 6월 1일, 4일, 5일에 무관중 생중계 공연을 한다. 생중계는 국립극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6월 4일과 5일 공연 종료 후 계획했던 ‘예술가와의 대화’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당초 온오프라인 관객이 함께하는 ‘예술가와의 대화’로 예정했으나, 무관중으로 전환함에 따라 유튜브 댓글을 통해 질문과 의견을 받고 현장의 예술가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영지 ‘예술가와의 대화’는 허선혜 작가, 김미란 연출, 배우 박세인, 김별, 경지은, 이종민, 전선우, 지승태, 최지혜, 하재성 등 10명이 참여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역시 예정대로 29일 오후 8시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스모 벤스케와 함께하는 '서울시향 온라인 콘서트 : #여러분덕분에'를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한다.

지휘는 서울시향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가 맡는다. 스트라빈스키 ‘관악기를 위한 교향곡’, 본 윌리엄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모차르트 교향곡 제39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시간 공들인 무대다. 서울시향은 독일 오케스트라 협회(DOV) 권고사항 등을 참고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연주자들이 ‘거리두기 앉기’(1.5~5미터)를 시행할 수 있는 비대면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기존 정기공연을 재구성했다.

현악기의 경우 각 연주자마다 개인 보면대를 사용하며, 투명 방음판을 관악기 연주자 주변에 설치하는 등 안전한 연주 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에는 최대 50명의 단원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의 경우 대규모 편성(약 90명)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이번 공연 마지막 연주곡은 모차르트 교향곡 39번으로 변경했다.

텅 빈 객석 앞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벤스케는 “리허설과 콘서트에 대한 나의 준비는 본질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 익숙한 상황과 많은 것들이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는 달라지므로 그들에게는 도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보다 먼 곳에 앉아 있는 다른 연주자들의 소리를 듣는 것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연주하는 등 달라진 연주 환경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고,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러한 도전적인 상황을 극복해내고 결국 성공적인 콘서트를 개최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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