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소희, 부부의 세계를 통해 얻은 '연기의 세계'···"더 다듬어진 배우가 될게요"

2020-05-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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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는 실수를 해도 시간만 채우면 되지만 배우는 내가 못하면 창피한 직업이잖아요. 제 몫을 해내는 값어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한소희가 인생작 '부부의 세계'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한소희는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부부의 세계'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한소희는 '부부의 세계'에서 '금수저'이자 지선우(김희애 분) 남편 이태오와 바람을 피운 '불륜녀' 여다경을 연기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산가의 딸이자 불륜녀로 때로는 불쌍하고, 때로는 요부의 모습을 보이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태오가 지선우와 이혼하자 결혼하고 딸아이를 낳은 후 다시 고산으로 돌아와 모두를 분노케 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진=9ATO엔터테인먼트]

부부의 세계는 지난 16일 종영 당시 28.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플랫폼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부부의 세계 출연 이전 한소희는 지난해 MBC '돈꽃'과 tvN '백일의 낭군님', '어비스'를 거쳤고, 이번 드라마 출연으로 '한소희의 발견'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비주얼부터, 탄탄한 연기력, 남다른 존재감까지 독보적인 매력으로 ‘부부의 세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단단히 눈도장을 찍은 한소희. 한소희는 부부의 세계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표현했다. 

"평소 가로수길에 자주 가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불륜녀라 욕하실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극중 캐릭터 여다경은 욕할만하지만 배우 한소희는 응원한다는 입장도 많으셨어요. 십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인기를 정말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소희는 "그래도 악역으로 욕을 먹으면 칭찬이라고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그런 것도 하나의 관심이고 제 캐릭터에 많이 집중해주는 반응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시청자분들보다는 친구들이랑 가족들한테 욕을 더 많이 먹었어요. 가족들에게 욕을 먹다보니 시청자분들에게 먹는 욕은 오히려 타격이 없더라고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앞서 한소희가 불륜녀 연기를 위해 과거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속 김희애의 연기를 참고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소희는 “김희애 선배님이 정말 매력적이셔서 유튜브를 통해 첫 회부터 시청했어요”라며 “감독님이 연출의 힘으로 나쁜 캐릭터에게도 서사를 부여해주셨죠. 다만 불륜은 예나 지금이나 확실한 비난의 대상이고 제 도덕성에도 반하는지라 다경이에 완전히 몰입하는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선배들과의 호흡을 통해 한소희는 “저는 정말 아직 부족하고 한참 멀었다는 걸 늘 깨달았죠. 제 나름대로 많은 노력과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선배님들을 만나면 벽에 부딪히는 것 같더라고요. 또 전작 역시 '내연'이라는 키워드가 있어서 불륜녀로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있으셨지만 불륜녀라해도 다 다르게 보이는 불륜녀를 연기하는 것이 저는 즐거웠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9ATO엔터테인먼트]

또한 한소희는 "극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는 이태오"라고 말했다.
 
한소희는 "이태오를 보면서 왜 한사람에게 만족하지 못할까 싶었어요"며 "사람에겐 각자 취향이 있는데, 이태오는 여자만 바뀔 뿐 취향은 같은 거죠. 취향이 꽂혀서 결혼했으면 행복하게 살아야지 왜 다른 여자에게 그 취향을 요구하는 걸까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 사람에 만족하며 살고 싶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비혼주의자가 됐어요. 결혼이니 사랑이니 하는건 당분간 생각도 하기싫어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감정 연기도 화제가 됐지만 초반에 베드신도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한소희는 "전작에서 키스신도 몇번 있었지만 베드신은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박해준 선배와 가까워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촬영해야하는 거라 부담이 더 컸죠. 그런데 선배님이 '이건 액션 연기'라고 말씀하시면서 촬영장에서 엄청 운동을 하시더라고요. 그게 큰 도움이 됐어요. 어쨋든 감정을 나누는 베드신이지만 동선이 명확하게 있고, 어떤 느낌으로 해야하는지 정확해서 정신없이 촬영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극중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김희애는 작품 밖에서는 한소희에게 힘이 되어줬다. 한소희는 “김희애 선배님이 작품에 몰입하기 위해 저와 박해준 선배님께 거리를 둔다고 하셨는데 믿고 맡겨주신 것 같아요. 저 또한 선배님과 어떤 감정을 공유하면 몰입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캐릭터마다 입장이 다 달라서 틀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한소희는 “김희애 선배님은 너무 우아하고 고급스러우셨어요 지선우 그 자체였죠. 현장에서도 선배님의 포스에 완전히 매료되곤 했어요. 다음에는 현서같은 역할로 선배님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고 기억했다.

"김희애 선배님이 인터뷰에서 제가 드라마에서 '미모'를 담당하고 있다는 말씀도 해주셨고 감독님도 이 작품은 여다경이 예쁘지 않으면 성립이 안된다고 하셔서 촬영 내내 다이어트를 병행하며 외모를 유지하는데 신경 썼어요. 보시는 분들은 차이를 못느끼실 수도 있지만 고산을 떠나기 전보다 돌아온 후 몸무게가 더 줄었어요. 더 강단 있고 자신감 있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한소희는 울산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미술로 성공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지만 어느 순간 아르바이트에 치여 꿈보다 돈을 쫓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우연한 기회에 모델을 하게 됐고 모델을 하면서 '아 나는 이런 색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이런 옷을 좋아하는구나'하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배우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입문했다. 이제 배우는 그녀가 가장 잘해내고 싶은 새로운 꿈이 됐다.

[사진=9ATO엔터테인먼트]

"연기를 배우려고 한 건 아닌데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배우로서 한 사람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고싶고 노력하다 보니 제 인생에서 조금씩 성장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 한 생각은 앞으로 좀 더 기초공사를 더 잘 해 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기는 작품을 많이 보면 겉으로 흉내를 내면 어느 정도 비슷하게 할 수는 있어요. 그래도 기초공사가 제대로 안되어 있으면 연기를 진짜 잘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성공이라는 건 제가 정말 잘하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 아닐까요.”

'부부의 세계'로 한소희의 '연기의 세계'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은 현재, 다음 한소희의 꿈은 무엇일까? 
 
"이제 시작이죠. 더 다져야 해요. 앞으로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더 다듬어진 상태로 나오고 싶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제가 잘해서 잘 된 작품이 아니라 다른 분들의 덕분이에요. 적어도 욕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더 많이 해요. 더 오래 배우라는 일을 하고 싶어서 더 나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매순간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종영 당시 28.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플랫폼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소희 역시 '부부의 세계'가 발굴한 새 얼굴로 꼽히며 드라마 종영 후 광고계 블루칩이 됐다.
 
비주얼부터 탄탄한 연기력, 남다른 존재감까지 독보적인 매력으로 ‘부부의 세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단단히 눈도장을 찍은 한소희, 이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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