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늘고 여행 예약도 증가..."미국 경제 바닥 지난 듯"

2020-05-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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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차 유행만 아니면 미국 경제 정상화 시작"

미국에서 최근 여행 예약과 물류 이동,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늘어나는 등 경제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초기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S&P글로벌레이팅스 베스 앤 보비노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감염 물결이 다시 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바닥을 찍었고 경제 정상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물론 여전히 각종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이 악화하고 고용시장이 위축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올해 미국 경제는 6~7% 뒷걸음질 치고 실업률은 연말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3월 이후 처음으로 경제 곳곳에서 다소나마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 외식, 항공업계에서도 회복 신호가 잡혔다. 일례로 미국 교통안전국(TSA)의 보안검색을 받은 여행자 수는 4월 14일 8만7534명으로 전년 대비 96% 쪼그라들었지만, 5월 22일에는 34만8673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감소율이 88%로 개선됐다. 오픈테이블이 집계하는 외식 예약 건수도 일부 주(州)에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코로나19 피해의 정점을 지났다"면서 "방문빈도 지표들은 소비자들의 지출이 반등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풀이했다. 다만 그는 "우리가 극도로 깊은 바닥에서 이제 막 회복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며 과도한 기대와 낙관을 경계했다.

물류업계도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트럭스탑닷컴에 따르면 화물 운송 수요를 집계하는 주간 지표가 4주 연속 개선됐고 5월 18일까지 한 주 동안 화물량이 27% 늘어났다.

부동산 활동도 4월 초 저점을 찍고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미국 전역에서 부동산 임장 예약 건수는 4월 중순 반토막이 났지만, 5월에는 27%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부동산 데이터업체인 쇼잉타임 자료에서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낮아지면서 부동산 최초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다만 여전히 경제 전망을 낙관하기엔 불확실성이 큰 게 사실이다.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가 남아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만약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 경제에 더 큰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용시장 파탄이 장기화하면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책임지는 소비자지출이 살아나기 힘들다. 3월 중순 이후 9주 동안 미국에서는 3860만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전체 근로자 5명 중 1명꼴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5월이나 6월 중 20~2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경기 회복이 시작된 뒤에도 고용시장이 빠르게 회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 침체는 2009년 6월에 종료했지만 10월에도 실업률은 10%였고, 이후 2년 동안 9%대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재무부에 몸담았던 콘스탄틴 야넬리스 시카고대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지출, 부동산 시장, 주식 시장 등에서 일부 긍정적 신호가 보이지만 이런 추세가 유지될지, V자로 회복할지, 장기 침체로 갈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그 답은 코로나19 사태의 향방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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