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통과율 36%…'최악의 입법부' 오명 못 벗은 20대 국회

2020-05-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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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마지막 본회의서 안건 141건 통과

20대 국회 법안 통과율 36%로 역대 최저

국회가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법안 133건을 포함한 141건의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약 1만5000건의 법안은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게 돼 역대 최저 수준 법안 통과율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합의안을 마련한 과거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2006~2010년 조사활동 후 해산한 '진실·화해를 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조사 기간과 조사 기간 연장 시한은 각각 3년과 1년으로 정해졌다. 이 법이 시행되면 형제복지원, 6·25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세월호 구조·수습 활동에 참여했다가 사망 혹은 부상한 민간잠수사의 피해도 보상하는 내용의 '김관홍법'(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도 처리됐다.

국회는 n번방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 삭제 의무를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전기통신망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예술인도 고용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고용위기 대응을 위해 저소득층 구직자를 지원하기 위한 구직촉진법도 처리됐다.

공인인증서제도 폐지를 위한 전자서명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다만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진 세무사법 등을 대체할 개정안은 법사위 문턱에 막혀 불발됐다.

기재위 대안 내용 중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의 업무 범위에서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제외한 부분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어긋나며 이 부분에 대한 관계 부처·기관 간의 이견도 조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20대 국회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20대 국회는 20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국민의당 3당 체제로 시작했다. 그러나 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갈등으로 협치에 균열이 생긴 상태에서 출발했다.

이후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키면서 국회의 위상이 높아지는듯 했지만 이후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적용한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 등을 놓고 동물 국회를 재연했다.

20대 국회가 마지막 본회의에서 133건의 법안을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국회란 오명을 벗기는 어렵게 됐다.

이날 처리한 법안을 제외하고도 처리되지 못한 1만5000여 건의 법안이 남아 20대 국회의 법안 통과율이 역대 최저인 36%를 기록하게 됐기 때문이다.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은 다가오는 29일을 기점으로 자동 폐기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수많은 법안이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되는 것 있어서는 안 된다"며 "21대 국회는 이런 오명을 과감하게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친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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