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애'와 '부부애'로 동행하는 군대 속 부부의 세계

국방부가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두고 '군대 속 부부의 세계'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육군은 군인의 길을 함께 걸으며 전우애를 쌓고 있는 육군훈련소 소속 김현규 상사(27)와 아내인 김나영 상사(27) 사연을 소개했다.

2018년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은 신병훈련 소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체력·군사교육·근무평정이 우수한 중·상사급 부사관 중 선발과 교육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소수만이 선발된다.

 

김현규 상사(27)와 아내인 김나영 상사(27) 부부 [사진=육군]

'부사관의 꽃'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이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임무수행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현규 상사는 대중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지난 2015년 MBC 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 출연해 ‘꿀성대 교관’으로 얼굴을 알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부인인 김나영 상사에게 마음을 고백한 것도 이맘 때다. 김나영 상사는 김규현 상사의 유명세가 부담스러웠지만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열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군무원 채용에 6만8000여 명 몰려... 공군 경쟁률 최고
• '독도는 일본 땅' 의도 드러낸 고노 다로 방위장관... 국방부 '무시' 대응

이들은 지난해 모든 훈련부사관들이 선망하는 ‘올해의 훈련부사관’으로 부부가 동시에 선정돼 육군참모총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간 이들 부부가 수상한 표창과 상장은 70여 개에 달한다.

 

김임수 원사(47)와 아내 박철순 원사(46) 부부 [사진=육군]

육군 특수전사령부 천마부대 소속 김임수 원사(47)와 아내 박철순 원사(46)도 특별하다.

1995년 강하훈련을 함께 하면서 처음 만난 이들 부부는 군 최초로 1999년 ‘고공강하 결혼식’이라는 이색 웨딩 마치를 올렸다.

김 원사는 지난해 12월 낙하산 강하 4075회 기록을 달성한 현역 최다 강하 기록 보유자다. 부인인 박 원사도 지난해 11월 낙하산 강하 987회를 기록했다.

김 원사와 박 원사는 "20년 넘게 부부와 전우로서 다져진 신뢰로 흔들림 없는 가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종철 중령(43·공사 47기), 김미정 중령(42·간사 41기) 부부 [사진=공군]

공군에서는 코로나19 방역에 앞장선 부부가 화제다. 주인공은 공군 제10전투비행단 항공의무대대장인 서종철 중령(43·공사 47기)과 제11전투비행단 항공의무전대장인 김미정 중령(42·간사 41기)이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만나지도 못한 채 각자의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이들은 각 부대의 의무분야 총책임을 맡았다. 이들은 검체채취반과 역학조사반을 이끌며 유증상자의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의뢰하고, 유증상자의 이동동선 파악 및 격리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도록 했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됐던 대구에 위치한 11전비에서 근무 중인 김 중령은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져나갔던 2~3월에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것처럼 눈앞이 캄캄했다”며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서 준 전 부대원들에게 감사하고,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 남편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남편인 서 중령은 “군인으로서 임무 수행을 위해 임지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과 육아를 모두 도맡아 하고 있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두 아들에게 언제나 든든하고 모범이 되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아내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군 군수사령부에서 함께 근무하는 군무원 부부 9쌍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준 의료진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해군]

해군에서는 함께 근무하는 군무원 부부들이 ‘덕분에 챌린지’ 행사를 진행했다.

‘덕분에 챌린지’는 부부간 사랑과 존중을 나누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헌신한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챌린지에 참가한 배창근(48·6급)·박주경(48·5급) 부부는 “부부의 날이 아니더라도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감사하다”며 “해군 가족들이 코로나19 위협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 의료진과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는 장병들 덕분”이라며 부부의 날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조성래(50·6급)·이은주(46·6급), 강봉철(46·6급)·서은경(43·7급), 장영기(39·7급)·박재연(34·7급), 최명기(33·9급)·변세희(33·7급) 부부는 모두 대학 시절 만나 해군 군무원 임용을 함께 준비해 꿈을 이룬 커플이다.

조성래·이은주 부부는 1997년 동기로 임용돼 23년째 해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강봉철·서은경 부부는 2015년 능력개발교육 위탁생으로 선발돼 2년간 함께 공부하며 군사관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강창명(36·7급)·박지희(33·9급) 부부는 한국 해양대학교 재학 당시 만나 2009년 각 각 해군 소위(NROTC 54기), 해병대 소위(OCS 106기)로 임관했다. 전역 이후에도 함께 해군·해병대에서 근무하고 싶었던 이들 부부는 차례로 해군 군무원으로 임용됐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며 24시간 함께하는 부부도 있다. 해군 군수사 함정기술연구소 기관연구과에서 함께 근무하는 이재영(32·6급)·정현주(31·6급) 부부는 같은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니 직장생활을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다며 부대 내 커플의 장점을 소개했다.

해군 군무원 남편의 길을 따라간 아내도 있다. 1999년 군무원 생활을 시작한 하용운(48·6급) 군무주사의 아내인 김귀애(42·8급) 군무서기는 2016년 38세의 나이로 군무원에 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