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등교 일정 1주일씩 연기"…대입 혼란 불가피

2020-05-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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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후 집단감염 가능성 배제 못 해”…학생 건강권으로 급선회

"고3 5월말 등교하면 대입일정 변경 없어…14일 학력평가는 20일 이후로 연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연합뉴스]

11일 교육부가 오는 13일로 예정했던 등교를 1주일 연기했다. 다른 학년들도 1주일씩 등교 일정이 순연된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도교육청과 학부모 등 각계의 개학 연기 요구도 이 결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와의 협력을 통해 개학 일정을 다시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나 연기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고3 등교가 또 발목이 잡히자 올해 대입 일정은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 “등교 후 집단감염 가능성 배제 못해”

11일 오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하고 등교 연기 여부를 논의했다.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등교를 강행할 경우 집단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이후 학사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이어 "고3의 경우 5월 말 이전에 등교하면 대입 일정에도 추가 변경은 없다"며 "다만, 14일 학력평가는 20일로 연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등교 연기를 결정한 것은 이태원 클럽을 통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1일 0시 기준, 79명까지 늘어나는 등 전국적인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등교 연기를 요청하는 청원의 참여인 수가 이날 오후 4시 기준 18만명을 넘어섰다.

시·도교육청도 등교 연기를 제안하고 나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에 등교 연기를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고3의 등교를 연기하고 확진 추이를 관망한 다음에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마친 5월 5일로부터 잠복기인 2주가 지난 5월 20일에 등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예정했던 등교 수업 대책발표도 취소했다. 이재정 경기 교육감도 “등교 연기를 교육부가 의미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입 일정 조정 불가피

교육부는 애초 이른바 ‘학생 건강권’과 학사일정 조정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교육부는 입시와 취업을 앞둔 고3은 개학을 미루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 13일 등교를 결정했다. 20일엔 고2·중3·초1∼2·유치원, 27일에는 고1·중2·초3∼4, 내달 1일에는 중1과 초5∼6의 등교가 예정돼 있었다. 검토와 동시에 13일 등교를 염두에 둔 방역도 시행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학교에선 일제히 방역이 이뤄졌고 등교 후 방역 대책 점검도 시행하고 있었다.

이번 등교 연기로 각급 학교는 당분간 원격수업 체제로 복귀할 예정이다. 1주일 뒤에도 안정세라는 판단이 들지 않으면 등교 재개를 재논의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등교 연기로 고3의 대입일정엔 비상이 걸렸다.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8월 초에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2개월 밖에 시간이 없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사실상 수시 준비는 끝났다고 봐야 하고 본인의 내신등급을 고려해 수시냐 정시냐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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