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코로나19 책임 갈등 속 무역에선 우선 '대화'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하면서 제2의 무역전쟁 우려가 커진 가운데 양국은 우선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협상을 이끈 로버트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르면 다음 주에 전화 회담을 갖고 1단계 무역합의 이행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월 15일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했고, 6개월마다 통상 책임자들이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7월에 있어야 할 이행 논의가 두 달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최근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양국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면서 1단계 무역합의마저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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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무역합의에서 중국은 향후 2년 동안 약 20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입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으로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렸다. 또 중국에 코로나19 사태 악화의 책임을 물어 1조 달러 규모로 징벌적 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1단계 무역합의가 파기되거나 미국이 중국에 새 관세를 물리면 제2의 무역전쟁이 발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쇼크를 던질 공산이 크다.

중국은 무역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7일 "4월 중순까지 한달간 중국은 110만여톤의 미국산 대두(콩)를 수입했다"며 "이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 비판에 앞장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대화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7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을 하고,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무역전쟁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무역과 관련해 미·중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다시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우한연구소 유래설'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정황상 증거가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중국 당국이 바이러스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