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칼럼] 포스트 코로나 대응이 국가미래를 바꾼다.

2020-04-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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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교수]


이번 코로나 사태는 지난 연말 이후 2월까지 중국에서 유행할 때는 중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따른 경제 타격이 우려되다가, 2월 이후 현재는 국내 소비부진과 관련 산업의 충격이, 3월 이후에 미국 유럽 등에서 팬데믹 현상을 보이자 대공황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선으로 감소되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코로나는 여전히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개발은 아무리 빨라도 앞으로 1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믿을 만한 백신이 개발되어야 실질적인 종식이 가능하다고 볼 때,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은 적어도 향후 1년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하에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3월의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감소한 2660만9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 5월에 취업자수가 24만명이 감소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비경제활동인구도 169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만6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2%를 기록했다. 임금근로자는 13만4000명 감소했지만, 임시직이 42만명 줄었고, 일용직도 17만3000명 감소했다는 점에서 코로나 충격이 주로 취약계층에 집중되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전기 대비 –1.4%로 발표했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이 –6.5%, 운수업이 –12.6%,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이 –6.2%를 보였고, 우리 경제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도 –1.8%를 기록했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민간소비가 –6.4%, 수출이 –2.0%를 보였으나 건설(1.3%) 및 설비투자(0.2%)가 마이너스를 보이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국내적으로 코로나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고 있어 소비지출의 감소세는 멈출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이 문제이다. 4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26.9% 감소했고, 조업일수를 감안하더라도 16.8% 감소했다. 석유제품은 53.5%나 줄었고, 승용차 -28.5%, 자동차 부품 -49.8%, 반도체 –14.9%를 나타냈다. 국가별로 보아도 중국(-17%), 미국(-17.5%), 유럽연합(-32.6%), 베트남(-39.5%), 일본(-20%), 홍콩(-27.0%), 중동(-10.3%) 등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확연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의 수출 전망은 매우 암울하다고 볼 수 있다.

피치는 세계 GDP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예상했다. 유로존(–7.0%)과 미국(-5.6%)이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 전기 대비로는 –9.8%로 발표했다. 코로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서는 성장률이 반등하기는 하겠지만 중국 역시 글로벌 경제의 회복 없이 독야청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전선은 올해 내내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는 소비부진이 문제였지만, 2분기 이후부터는 수출부진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주요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시대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나라는 위기가 오히려 도약의 발판이 되었다. 코로나를 그동안 미진했던 구조조정과 함께 국가혁신의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가 30조원에 이르는 코로나 긴급대책을 구상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 옥석구분 없이 헬리콥터식 돈풀기에 머물러, 구조조정 될 기업들을 오히려 연명시키고 새로운 성장 도약의 기반을 만들지 못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기회는 무산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의 큰 변화 흐름 속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구조조정 계기를 만들면서 기업과 국민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불가피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벤처기업에 대한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그 당시 육성된 바이오산업이 오늘날 위기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쇠퇴하는 산업에 대한 연명책이 아닌 새로운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혁신을 위한 세제개편이 필요하고, 그동안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제대로 못한 금융부문도 이참에 새롭게 역할 정립을 할 때이다. 또한 자금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산분리로 막혀있는 투자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대기업이 갖고 있는 자본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상황이 이뤄질 수 없다.

이번 총선으로 절대적 힘을 가지게 된 정부는 기존의 분배중심 방어적인 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경제성장도 책임지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보수적인 정권에서 해결하지 못한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청산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민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1998년 외환위기를 돌파한 DJ의 과감한 경제정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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