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달러까지 밀린 WTI...20년 전으로 붕괴한 국제유가

2020-04-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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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물 만기일 돌아오자 공급 과잉 압박 커져

"6월물 WTI도 20달러 무너지면 진짜 리스크"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한 여파에 국제유가가 20년 전 수준으로 무너졌다. 산유국들의 감산합의에도 여전히 국제유가 하락세가 잡히지 않자, 일각에서는 원유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우리 시간 기준 20일 오후 5시 50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21.84%(3.99달러) 폭락한 14.28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후 한때 5월물 WTI 가격은 14.19달러까지 떨어지면서 14달러 선조차 위협받았다. 이는 1999년 3월 이후 21년여 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와 같은 WTI 가격 폭락 사태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한 상태에서 오는 21일로 5월물 선물 거래 계약 만기일이 바짝 다가온 탓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의 발이 묶이자 항공과 자동차 운송 등이 멈추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는 20%에서 최대 30%까지 급감한 상황이다. 이는 하루 3000만 배럴에 이르는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논의가 결렬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산유량을 늘렸다.

그 결과 글로벌 원유 수급 상황은 전 세계의 원유 저장 공간이 꽉 차고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원유 재고분만 1억6000만 배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다. 결국, 수요 급감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유가가 부담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거래 만기일이 도래하자 원유 공급 확대 우려로 낙폭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이날 로버트 레니 웨스트팩 글로벌 시장 전략책임자는 로이터에 "오늘 손실의 대부분은 만기일 도래 때문"이라면서 "리스크는 6월물 WTI가 향후 며칠 내에 20달러 밑으로 떨어질지 여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1일 5월물 거래 계약이 끝나고 6월물 거래가 시작돼도 유가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12일 OPEC+는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의 원유 공급 과잉 상태를 해소하기에 여전히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제이슨 가멜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원유 업계가 적어도 1990년대 말 이후 최악의 거시 환경에 직면했다"며 올해 2분기 WTI 전망치를 배럴당 1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5월물 원유 선물 가격이 폭락하자 6월물 선물 가격도 이에 동조하면서 낙폭을 키워가고 있는 상태다.

이날 24.68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6월물 WTI 가격은 같은 시각 7.47%(1.87달러) 급락한 23.1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8.05달러에 문을 연 6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같은 시각 3.77%(1.06달러) 떨어진 27.02달러에 거래되며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0일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 추이.[자료=시황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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