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FTSE 글로벌 리츠 지수(FTSE EPRA/Nareit Global TR Index)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연초 이후 26.03% 내려 같은 기간 미국 3대 주요 증시인 다우산업(-15.05%), 나스닥종합(-3.59%), S&P500(-11.03%) 하락률을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 상업시설이 영업 중단·매장 폐쇄 사태를 겪으면서 배당 삭감과 중단을 발표하고 주가 하락을 겪는 리츠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달부터 페블브룩(약칭 PEB US)을 비롯해 파크호텔스(PK US), 리먼 하스피탤러티(PHP US) 등 호텔리츠 10여 곳과 미국의 쇼핑몰 운영업체인 '워싱턴 프라임 그룹' 등 리테일리츠 5여곳이 배당금을 축소하거나 멈췄다. 이외에도 집단 감염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헬스케어(노인주거시설, 전문요양시설) 리츠 일부와 오피스, 넷리스, 인프라 리츠 등 5여 곳이 주당 배당금을 줄였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리츠 수익률이 급락한 뒤 일부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 하나가 자산군별 수익률 편차 심화"라며 "데이터센터나 물류리츠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리테일고 호텔, 리츠 등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한 달간 배당 삭감 및 중단을 발표한 리츠는 주로 호텔, 리테일 섹터에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하의 소형 종목들로 구성돼 있다"며 "배당 중단에 따른 주가 하락 위험이 낮은 미국 초대형 특수형(데이터센터, 셀타워) 리츠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물론 잘 나가는 업종 중에서도 종목별로 안정성을 꼼꼼히 따져봐야겠다. 장문준 연구원은 "이커머스 중심의 시장 재편 속에 물류리츠가 구조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안정성을 확보한 리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최근 리츠 회복 구간에서 물류 리츠 안에서도 종목별 수익률 편차가 심화되었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한 리츠 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미주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리츠로는 프로로지스(PLD)와 듀크 리얼티(DRE)를, 차별적인 사업모델로 경쟁력을 갖춘 리츠로는 저온물류센터 기업인 아메리콜드(COLD)를 추천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한 우량리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디지털화와 관련된 부동산 리츠와 주거용·스토리지리츠, 일부 우량 오피스 리츠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구체적인 종목은 이쿼닉스(EQIX), 디지털리얼티(DLR), 아메리칸타워(AMT), 크라운캐슬(CCI), 프로로지스, 스태그인더스트리얼(STAG), 아메리칸콜드, 퍼블릭스토리지(PLD)다. 엑스트라스페이스(EXR), 아발론베이 커뮤니티(AVB), 보스턴 프라퍼티스(EXP), 알렉산드리아리얼에스테이트(ARE), 보나도리얼에스테이트(VNO)도 여기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