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서는 배민이 기존 요금체계였던 월 8만8000원인 울트라콜(정액제) 방식으로 되돌아가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하지만 높아지는 배달앱 의존도, 딜리버리히어로-배민 인수합병(M&A) 이슈를 고려하면 일시적 소강일 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적정 수수료율을 찾는 것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울트라콜 체제는 일부 대형 업주들이 여러 지역에 무제한 노출이 가능한 울트라콜을 수십개 등록(깃발꽂기)한 뒤 상호를 반복 노출해 주문을 독식하는 폐해가 있었다. 앱 이용자와 거리가 가깝지 않아도 거짓 가게 주소를 만들어 여러 개 등록하는 편법을 쓴 것이다. 결국 서비스에 돈을 많이 들인 외식업주의 주문 수는 급증했고, 급기야 울트라콜 서비스를 20개까지 가입한 외식업주가 나타났다. 때문에 사용자(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음식점을 경험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만약 깃발꽂기를 막기위해 깃발 개수를 제한할 경우 배민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정률제 방식을 재시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적정 수수료율을 놓고 각종 단체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소상공인연합회와 외식업중앙회 등이 수수료 체계를 전면 재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수수료 인하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도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달의민족과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인 수수료를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배달의민족이 낸 데이터를 보면서 적정선을 찾겠다"고 말했다.
배민은 일단 기술적 역량을 총동원해 가장 이른 시일 내 요금제를 되돌릴 계획이다. 앞으로 주요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입점 업주들과 소통기구인 협의체를 구성, 상시 소통하기로 했다. 나아가 정부 부처 및 각계 전문가와도 소통할 방침이다.
배민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각계의 충고와 업주들의 질타를 깊이 반성하는 심정으로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모든 분께 응원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