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상장기업은 358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을 신고한 상장사 253개보다 100개 이상 많은 숫자로, 2012년 이후 최고치였던 2018년의 334개도 넘어섰다.
최근 자사주 매입 기업이 급증한 것은 급락장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정부가 지난달 13일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자사주 매입 한도 관련 규제를 완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타이어, SK증권, 롯데손해보험 등이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한샘, LG상사 등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LG상사는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자 장 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는 등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서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경영진의 '주가 안정화' 의지나 '기업 실적과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임원과 주요 주주들이 주가 급락을 이용해 지분을 취득하는 모습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329개 기업의 임원과 주요주주가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 취득을 신고했다. 그중 206개 기업은 대표이사, 사장 등 대표성을 지닌 임원과 지분율 10% 이상 주주가 주식을 매수했다.
또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서 당분간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유입을 위한 대기 자금이라고 여겨지는 고객예탁금 규모가 43조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의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가 13조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반등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나예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합산 신용융자잔고는 이번 하락 국면에서 7조원 수준까지 감소해 부담이 완화됐고 거래대금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시장안정조치로 공매도 역시 금지된 상황에서 시장의 반등 국면이 조금 더 연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