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승훈 "30주년은 여러분이 만들어주신 것" 팬들에게 감사

2020-04-08 14:11
  • 글자크기 설정

다같이 마음의 케이크에 촛불 붙였으면....

“30주년을 누가 만들어주셨을까요?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것입니다. 오랜 시간 의리를 지켜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며 함께 마음의 케이크를 하나씩 놓고 촛불을 붙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코로나 사태를 빨리 이겨내고 웃는 모습으로 함께 만나고 싶어요”.

1990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신승훈(54)이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아이 빌리브' 등 그의 숱한 히트곡을 발표한 신승훈은 '국민가수', '발라드 황제'란 별칭으로 불린다.
 

[사진= 도로시컴퍼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로 지난 7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신승훈은 "이제는 '반환점'을 맞은 것 같다"고 소회했다.
"제가 신인 시절부터 자주 했던 말이 있어요. 가요계에서 단번에 한 획을 긋는 뮤지션이 되기보다는 계속 의미 있는 점을 찍고 싶다고, 그래서 언젠가 그 점이 연결됐을 때 하나의 획처럼 보이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니 어느 순간 가요사에 ‘신승훈’이라는 선이 그어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음악에 충실한 삶을 살고 싶어요."

8일 3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를 발표한다. 이번 스페셜 음반 '마이 페르소나스'도 그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한 앨범이다.

"30주년 앨범이기 때문에 과거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그것을 기념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땡스 투' 개념이 크죠. 30년 동안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정규앨범은 시행착오를 겪은 음악을 수록하거나 새로운 장르, 새로운 시도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내가 해왔던 음악 중 잘했던 것, 즉 발라드를 선택했고 앞으로 발라드를 이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담으려 했어요."

그는 이번 앨범을 '현재 진행형'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험정신보다는 신승훈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가 송강호 배우라면 저에게는 제 음악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분신' 같은 음악들. 멜로디를 입히고 악기를 입혀서 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더블 타이틀곡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와 '그러자 우리'는 명실상부 '신승훈표' 발라드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서정적인 곡들이다.

'워킹 인 더 레인(Walking in the Rain)'과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은 각각 후배 싱어송라이터 원우와 더필름의 숨은 명곡을 발굴했다. 신승훈은 "너무 좋은 노래들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서 저의 목소리를 빌어 노래했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11월에는'은 피아노 한 대가 단출하게 깔리는 재즈 넘버다. 그와 20년간 호흡을 맞춘 양재선 작사가가 삶을 1년 열두 달에 비유했는데, "만약에 나의 삶이 사계절이라면 지금 난 9월쯤 됐을까…"하는 가사가 신승훈의 인생 이야기임을 짐작하게 한다. 신승훈은 이 노래를 설명하며 한 마디를 더 붙였다.

"맨 마지막에 '와줄 거면 적어도 11월에는…' 하는 내용이 있는데, '신승훈이 결혼 안 하려고 하는 건 아니구나' 아시게 될 거예요. 아마 저희 어머니가 들으셨을 때 제일 좋아하시는 노래일 것 같아요."

신승훈이 자신의 노래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곡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그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꼽았다. “저의 음악이 시작된 게 ‘미소 속에 비친 그대’인 만큼 데뷔 30주년을 맞은 올해만큼은 이 노래를 대표곡으로 꼽고 싶어요. 과거엔 '국민 가수'라고 불러주는 분들도 있었는데, 제게 그런 칭호는 이제 안 어울리는 거 같아요. 어린 친구들은 저를 잘 모르니까요(웃음). 앞으로도 ‘국민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노래를 좀 갖고 놀 줄 알았던 뮤지션' 정도로 기억되고 싶어요.

[사진= 도로시컴퍼니]

'국민가수'란 별명답게 그는 숱한 기록을 썼다. 1집부터 7집까지 7장의 음반이 연속 밀리언셀러에 오르고 1천700만장에 달하는 총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정규 음반 10장이 연이어 골든디스크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30년간 그를 따라다닌 '발라드 황제'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족쇄 같은 별칭', '애증의 관계'기도 하다고 답했다.

"제가 정말 많은 장르를 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뉴잭스윙도 하고, 디스코인 '엄마야'도 있었죠. 하지만 사람들 기억 속에는 '신승훈' 하면 좋았던 기억이 발라드를 부를 때였던 것 같아요. 그만큼 30년간 자기 색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것에 대한 보답일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현재 국민가수는 아닌 거 같아요. 어린 친구들은 나를 잘 모르더라구요"라며 웃어보였다.

음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시종 반듯한 이미지를 지킨 신승훈은 "일탈을 매일 꿈꾸는데, 제가 그럴 사람이 못 되나 보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 인생에 슬럼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이걸 진정성을 갖고 쓰는 건가' 싶어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괴리감이 찾아올 때도 많았다고 한다.

최근엔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포함해 데뷔 30주년 전국투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기도 했다. 그는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오는 11,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던 '2020 더 신승훈 쇼 – 미소속에 비친 그대'가 연기되고 데뷔 30주년 기념 전국 투어도 일정이 변경됐다.

특히 세종문화회관은 1994년부터 신승훈이 '신세대 가수'로는 이례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라왔던 무대였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일정이 연기되면서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30년간 음악의 길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있었다.

[사진= 도로시컴퍼니]

"30주년을 누가 만들어주셨을까요?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것입니다. 의리를 지켜주신 팬들, 박수만 보내준 게 아니라 서로에게 박수를 쳐야할 것 같습니다. 저도 여러분들의 의리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했어요. ‘음악도’가 아니라 ‘음악만’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노래가 나올 때마다 콘서트도 와주시고 지켜봐주신 의리있는 팬들에게 마음의 케이크를 하나씩 놓고 불었으면 좋겠어요. 이 코로나도 빨리 이겨내고 웃는 모습으로 다들 함께 만나요."

한편 신승훈은 스페셜 앨범 'My Personas' 발표하고 6월 13∼14일 양일간 수원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2020 THE신승훈SHOW : 미소속에 비친 그대'의 포문을 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