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대림산업 "미래 먹거리 '스마트건설+디벨로퍼' 선점한다"

2020-04-0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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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수주 감소·4차 산업혁명 시기 수익모델 개선

시공효율 높이고 관리·운영사업까지 선점하는 전략

"BIM·모듈러 공법·인공지능 로봇 등 혁신 도전할 것"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건설 수주액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림산업이 스마트건설과 디벨로퍼 사업으로 새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큰 틀에서 설계와 시공, 관리로 이뤄진 건설산업에서 시공 분야의 효율을 높이고 관리업무까지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2일 대림산업 관계자는 ”위기의 건설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스마트 건설로 설계와 공정, 원가관리 전 과정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 분야 주요 혁신은 △BIM(3차원 정보모델 기반 건축정보 모델) △중장비 디지털화 △인공지능(AI) 로봇 △QR코드 기반 실시간 공정관리 △모듈러 공법 등으로 요약된다.

관리 측면에서는 디벨로퍼 사업 발굴이 주요하다. 시공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그치지 않고 개발기획과 지분투자, 금융조달, 건설 후 운영·유지관리 과정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익을 내겠다는 얘기다.
 

경기 김포시에 건설 중인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 현장에서 대림산업 직원들이 3D 스캐너와 드론을 활용해 BIM 설계에 필요한 측량자료를 촬영하고 있다.[자료 =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업계 최초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모든 공동주택 설계에 BIM을 구축했다.

2차원 종이도면이 아니라 현장 측량으로 얻은 입체적인 디지털 영상을 통해 설계에 맞춰 정확히 필요한 자재 물량을 산출하고 공정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설계도면으로는 공정별로 필요한 자재 물량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웠기에 불필요한 원가가 지출되고 공정별 시공 오차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림산업은 BIM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팀도 꾸렸다. 설계사 출신의 구조·건축가와 IT, 원가·공정관리 분야별 전문가 40여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건설현장에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중장비와 인공지능 로봇, QR코드 기반 실시간 공정관리,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시공 품질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줄이고 있다.

굴착기(포클레인)와 불도저 등 장비에는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유사한 디지털 장비가 탑재됐다. 운전석에서 작업 범위와 진행현황, 주변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굴착기의 경우 별도의 측량작업 없이도 작업 위치와 깊이를 20mm 오차 범위 내로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굴착기에 부착된 디지털장비.[사진 = 대림산업]


산업용 인공지능 로봇도 투입된다. 우선 드릴링과 페인트칠 등 단일 작업이 필요한 현장에 사용하고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사람과 달리 24시간 작업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GS건설이 적극적으로 개발 중인 모듈러 공법에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공법은 사전 제작한 구조물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공사 기간과 시공 오차를 대폭 줄이는 기술이다.

김정헌 대림산업 전문임원은 ”건설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통적인 건설방식과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림은 스마트 건설기술을 적극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은 건설한 주거상품 판매업무에도 적용됐다.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국내 주택분야 수주액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사 중 유일하게 빅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의 생활 양식과 성향을 분석해 주거상품 경쟁에서 작지만 큰 차별점을 만들고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림산업은 국내외 소비자 1200만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얻은 결과를 참고해 ‘C2 HOUSE’ 설계를 도출한 바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내력 벽체를 최소화해 개인의 성향과 개성에 맞춘 평면 구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이는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자유로운 인테리어를 원하는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한 결과다.

이 설계가 적용된 단지는 지난해 9월 부산시 부산진구 범천동 1187번지에 들어선 ‘e편한세상 서면 더센트럴’이 있다. 최소한의 내력벽을 제외하고 방과 방 사이 벽체를 허물 수 있다는 점이 설계 장점이었다.

마케팅 분야에서도 빅데이터가 성공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미분양 물량이 2000가구 이상 쌓인 경남 거제에 공급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는 분양 2개월 만에 완판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단지가 들어서는 곳 인근 카페를 통째로 임대해 사전 마케팅과 지역민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이 결과 해양도시를 특화한 외관과 공기 질 개선 솔루션, 독채 게스트하우스, 오션 뷰 피트니스 센터 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C2 HOUSE 개념도.[자료 = 대림산업]


디벨로퍼 사업 분야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석유화학기업인 미국 크레이튼사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5억3000만 달러(약 62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작업이 끝나면 크레이튼사의 브라질 공장과 원천기술, 판매 인력 및 영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리플렉스 사업부가 생산하는 라텍스는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시장 1위 제품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림이 자체 개발한 메탈로센 촉매 및 폴리부텐 생산 기술과 크레이튼사가 개발한 세계 유일의 음이온 촉매 기반의 합성고무 제조 기술, 라텍스 제조 기술이 더해져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대림산업은 미국과 사우디에서 석유화학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태국 최대 석유회학회사인 태국 PTT 글로벌 케미칼과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투자약정을 체결하면서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에틸렌·폴리에틸렌 생산공장에서 연간 150만t의 생산량을 갖추게 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폴리부텐 공장이 완공되면 35%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사회 기반시설(SOC) 분야에서도 디벨로퍼 사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 2017년 3조5000억원 규모의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내 2021년 하반기부터 준공 후 16년2개월간 운영수익을 얻는다.

파키스탄에서는 102MW급 굴푸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민간 개발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는 향후 34년간 운영 수익을 거둘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준공한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 전경 .[사진 =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9조6895억원과 영업이익 1조1094억원을 달성했다. 아직은 건설사업부 영업익이 724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상태다.

이처럼 대림산업이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최근 국내외 건설 수주액이 대폭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차별화 없이는 더욱 살아남기 힘든 업황인 셈이다.

한국은행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 실질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6년 9.8%로 정점을 찍은 후 2017년(5.9%)까지 떨어졌고 2018년(-4.0%)에 아예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

지난해도 1분기(-7%)와 2분기(-3.6%), 3분기(-3.5%)까지 역성장을 보이다 4분기에야 0.4%까지 소폭 올라온 상태다.

문제는 해외건설이다.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2015년(157조9800억원)부터 2019년(166조) 사이를 등락하고 있지만, 해외건설의 경우 지난 2014년(660억 달러) 고점에서 2015년(461억 달러), 2019년(223억 달러)까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0년경부터 경쟁적으로 수주했던 해외건설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겪은 후 수주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수주액이 조 단위인 해외 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상위 6개 건설사(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SK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의 원가율(수익 대비 원가)은 최소 93%에서 최대 106%에 달해 이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림산업은 스마트건설 기술과 디벨로퍼 역량을 축적해 중장기적인 수익개선 모델을 가져갈 전망이다. 이에 따른 올해 매출액과 신규 수주 예상액은 각각 10조8000억원과 10조9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사업부의 고른 실적 개선과 연결 종속 회사들의 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전년 누계 대비 영업이익률이 11.4%를 기록해 건설업종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원가개선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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