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의료 현장에서 방호복, 마스크 등 방역물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박 장관이 "의료진의 방호복과 마스크 부족현상은 본인들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의원급에서는 원장과 직원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환자들과 함께 약국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국내 유수의 병원들조차 수술용 마스크가 없어 면 마스크 사용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의료인의 욕심 탓으로 돌렸다"며 "목숨을 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는 의료진을 모욕하고 허탈하게 만드는 바이러스보다도 독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의협은 "박 장관은 이와 같은 발언 후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대구의 한 병원에서 방호복이 부족하다고 해 직접 확인해 봤는데, 하루에 소비하는 게 200벌인데 저희가 공급하고 있는 건 300벌인데도 부족하다고 그런다”고 항변했다. “제가 의원님들보다 현장을 더 많이 다닌다”는 식으로 대꾸하기도 했다"며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그 바탕에 있는 보건의료에 대한 몰이해, 불통과 고집, 그리고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우리 국민 탓이며 현장에서 보호구가 부족한 이유는 의료진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 되자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대만의 확진자 수는 아직도 50여명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천스중(陳時中) 위생복리부장(장관)은 국민 앞에 눈물로 사죄했다. 이것이 바로 책임 있는 자의 참 모습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의협은 "무섭게 폭증한 환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정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민의, 특히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서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기관들의 희생 덕분"이라며 "섣불리 종식을 논하고 나가서 행사하라고 부추기던 정부의 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각한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