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 주식은 물론 금, 달러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투자 여력을 보존하기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는 투자자들이 늘며 안전자산의 가격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1kg의 g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170원(1.85%) 하락한 6만2240원을 기록했다. 국내 금 가격은 연초 이후 지난 9일까지 13.4% 상승했으나 최근 2거래일 간 3.5% 하락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고채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1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7bp 오른 연 1.149%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1.599%로 21.2bp, 5년물은 1.290%로 10.3bp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증시를 넘어 금융시장 전체에 투영되며 주식은 물론 안전자산까지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부진하면 상대적으로 금,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은 오르지만,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 극단적으로 올라가면서 금융 자산을 현금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며 "글로벌 증시뿐 아니라 안전자산인 금, 채권 가격도 약세인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금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에도 국채금리 하락이 제한되고 있다"며 "위험자산이나 안전자산에 구분 없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매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적 대응에 따라 금융시장의 반등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월 내에 주요국들의 공격적인 재정, 통화정책 패키지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물경기 침체는 불가피할 수 있으나 정책효과가 발휘되면 국채금리부터 안정되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