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5731억원 순매수… 13년만에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1700선이 붕괴됐고, 코스피지수가 폭락장이 연출되면서 국내 주식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연기금은 2007년 이후 13년만에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 1조2393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는 지난 9일(1조3125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438억원, 6650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빨아들였다. 기관 매수물량 대부분은 연기금으로 이날 하루에만 5731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이는 지난 2007년 12월 13일 순매수 금액인 5965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시장이 붕괴되자 이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시장개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09% 하락한 1722.68로 시작했다. 하지만 9시 2분에 지수가 급전직하하며 장중 1700선이 붕괴되며 168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급락장이 이어지면서 시장 제동조치가 모두 시행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같은 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국내 주식시장 역사상 처음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하고 1분이상 지속되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어 10시 43분엔 코스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유가증권 시가총액 상위 100개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넷마블(5.52%), 에스원(3.38%), 쌍용양회(1.24%) 단 세 종목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67%, 0.36% 하락하며 부진했고,삼성바이오로직스는 5%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8.21%가 빠지면서 시총 상위 10개종목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업종별로 종이목재가 -8.03%로 가장 부진했고 운수장비와 기계, 운수창고, 섬유의복, 의료정밀은 6% 이상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9.49포인트(7.01%) 하락한 52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313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29억원, 1317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도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장 초반 급락세가 이어지자 오전 9시 4분 지수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4년 1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은 장중 13% 이상 급락하며 500포인트가 무너진 487.07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중 500선이 무너진 건 6년 만이다. 이어 코스닥150지수 및 코스닥150 선물이 급락하면서 오전 9시 38분에 사이드카가 추가로 발동됐다.
이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전 거래일 대비 12.80원 오른 1219.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25일 기록한 1220.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