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6.46포인트(4.24%) 급락한 1953.76을 기록했다. VKOSPI는 33.56% 급등한 35.53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70.65포인트(3.46%) 내린 1969.57로 출발한 뒤 급락하면서 결국 1960선대 아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0원 넘게 급등해 1203.9원까지 올랐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한 지수다.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해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올해 처음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무너지던 지난달 28일 8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코로나19가 유럽·미국·일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 팬데믹 단계로 들어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출렁였다.
이탈리아에서 8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확진자가 1492명(25%) 급증해 7325명을 기록했으며 사망자는 133명이 늘어 한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진·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미국과 중동, 일본, 동남아에서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팬데믹 공포가 확대됐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 합의에 실패해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도 국내 증시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오전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2.5달러로 전장보다 21% 폭락했다.
앞선 6일(현지시간)에는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관련해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하지 못하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원유 수출가격을 대폭 낮추고 내달부터 산유량을 늘리기로 했다.
커지는 변동성에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자 이날 오후 3시 김태현 사무처장을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참여한다.